12. 내가 읽은 좋은 시

내가 사랑하는 당신/도종환

월정月靜 강대실 2006. 12. 27. 18:04
내가 사랑하는 당신/도종환 | 향기로운 글
2006.12.25 21:17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 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도종환의 내가 사랑하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