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한 사람을 사랑했네 / 이정하

월정月靜 강대실 2006. 12. 4. 12:06
한 사람을 사랑했네 / 이정하♠
2006/11/13 오전 11:22 | ☎차 한잔 마시면서 ☞카페에서 만남을◀ | 계룡산도사







      ♠한 사람을 사랑했네 / 이정하♠


      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내 길보다
      자꾸만 다른 길을 기웃거리고 있었네
      함께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게 했던 사람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던 사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
      세상의 환희와 종말을 동시에 예감케했던
      한 사람을 사랑했네
      부르면 슬픔으로 다가올 이름
      내게 가장 큰 희망이었다가
      가장 큰 아픔으로 저무는 사람.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기에 붙잡지도 못했고
      붙잡지 못했기에 보낼 수도 없던 사람이미 끝났다
      생각하면서도길을 가다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은 사람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한 사람을 사랑했네
      떠난 이후에도 차마 지울 수 없는 이름
      다 지웠다 하면서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눈빚
      내 죽기 전에는 결코 잊지 못할
      한 사람을 사랑했네.
      그 흔한 약속도 없이 헤어지만
      아직도 내 안에 남아
      뜨거운 노래로 불려지고 있는 사람
      이 땅 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사람이여
      나는 당신을 사랑했네.
      세상에 태어나 단 한 사람
      당신을 사랑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