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물 들이는 햇볕에
눈 맞추어
두었던 눈썹.
고향 떠나올 때
가슴에 그리고 왔던 눈썹.
열두 자루 비수 밑에
숨기어져
살던 눈썹.
눈 맞추어
두었던 눈썹.
고향 떠나올 때
가슴에 그리고 왔던 눈썹.
열두 자루 비수 밑에
숨기어져
살던 눈썹.
비수들 다 녹슬어
시궁창에
버리던 날,
삼시 세끼 굶은 날에
역력하던
너의 눈썹.
안심찮아
먼 산 바위
박아 넣어두었더니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추석이라
밝은 달아
너 어느 골방에서
한잠도 안 자고 앉았다가
그 눈썹 꺼내들고
기왓장 넘어 오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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