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국화 옆에서-서정주

월정月靜 강대실 2006. 10. 27. 15:10

국화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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