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8. 이육사 시/3. 꽃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7. 09:35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쓴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약속(約束)이며!

한 바다복판 용솟음 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성()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