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정도리 구계등에서

월정月靜 강대실 2025. 3. 4. 07:14

(사진: 인터넷 이미지)

정도리 구계등에서/ 월정 강대실

  
억겁을 매를 맞아
둥굴둥굴 만월보살 닮은 얼굴
오늘도 매를 벌고 있다

즐비하니 맨몸 맞대고 앉아
하루에도 수천수만 번
처얼썩 철썩 득도의 물매 받는다

몽돌밭 들어서다, 여태
모난 말의 뼈 다 발라내지 못한 나
화끈 달아오르는 부끄러움
한 발짝도 달싹 못하고

밤톨만 한 돌멩이 하나 집어 들고
우두망찰 먼 섬 바라보다
고개를 떨구고 돌아서 나오자

귓속을 꿰뚫는 바람 소리
앙가슴 지르는 물매 소리
종아리에 떨어지는 아버지 회초리 소리.

(2-77. 먼 산자락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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