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1. 한강 시/25. 서울의 겨울 12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0. 20. 13:57

25. 서울의 겨울 12 


어느 날 어느 날이 와서
그 어느 날에 네가 온다면
그날에 네가 사랑으로 온다면
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
내 가슴에 잠겨
차마 숨 못 쉬겠네
내가 네 호흡이 되어주지, 네 먹장 입술에
벅찬 숨결이 되어주지, 네가 온다면 사랑아,
올 수만 있다면
살얼음 흐른 내 뺨에 너 좋아하던
강물 소리,
들려주겠네


한강, 「서울의 겨울 12」,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