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을 그리다/월정 강대실
긴 일월의 시간 막다른 골목에 붙박여
제대로 운신하기도 힘듭니다
얼부푼 가슴에 짓눌려 갑갑하고
탄식 맘대로 뱉어 내지도 못합니다
꼭두 봄 기다림은 어느덧 일상이 되고
갈급한 바람 봄의 길목에 우뚝 서서
하늘만 뚫어져라 우러릅니다
이봄에는 꼭 뭐든 좋은 일 하나쯤은
선뜻 선물처럼 안겨 주시어
감사가 가슴 벅찬 새봄 이어야 합니다
마음을 여미어 청심촉 밝히고
지새워 애잔한 기도라도 받치렵니다
그늘받이 무욕의 풀잎 하나까지도
환희에 찬 얼굴 살짝궁 내밀 모습 그리며.
초2-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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