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을 위하여/월정 강대실
긴 일월의 시간 막다른 골목에 붙박이어
선뜻 내치고 일어서지 못합니다
얼부푼 가슴이 컥컥 숨이 막혀도
맘대로 장탄식 내뱉을 수 없습니다
회한은 차곡차곡히 아픔으로 쌓이고
기다림은 어느덧 일상이 되어
갈급한 바람은 서러운 길목에 망연히 서서
붉게 넘는 서녘 하늘만 바라봅니다
당신과 지새운 언약은 없었어도
꼭 이봄에는 아무거나 좋은 일 하나쯤은
선뜻 선물처럼 안겨 주시어
지난날이 감사로 벅찬 새봄 이어야 합니다
마음을 여미어 청심촉 밝히고
언제까지라도 애잔한 기도 받치렵니다
그늘받이 무욕의 풀잎 하나하나가
환희에 찬 얼굴 살짝궁 내밀 모습 그리며.
(초2-915. 2025.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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