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뒷자손 된 도리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7. 17:16

뒷자손 된 도리

                       姜   大   實

번다스런 도회 생활에 물려 
길 따라 정처 없이 헤매다 보면
강산을 야금야금 어지럽히는……
이래선 안 되겠다 했건만

언제부턴가 삐긋이
관심의 창 열리기 시작하더니
더러 눈길 붙드는 데가 있고

초라한 선대 산소 찾을 땐 
죄만 같고 뒷꼭지 부끄러워짐은
뒷자손 된 도리 다 못한 연유이리

올 공이월 청명일엔 
그간 동기들 효심 모운 자리에 
처가 어른들 편안히 모시려는데
자식들은 알랑가 몰라 아비 간 뒤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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