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향
月靜 강 대 실
하늬바람 숨 돌리는 틈새로
솔솔 풍겨 오는 향기,
밤이면 샛강 여울목께서 만나
내 팔 베게하고 별 찾다
왜 이리 밤이 짧냐며 울먹이던
잊으려야 잊히지 않는 그녀
거기 천리향 활짝 피었다
오랜만에 군산 부둣가에서 만나
회포 안주하여 한잔 한다
그리움 얼얼히 취해오고
여우비에 묻은 갯냄새 거나하다
술이 어물어물 주정한다
왜 이렇게
세월 덧없이 흘러 반백이냐며
비척이며 지나온 날들은 어디로 갔냐며
빈 술병 천리향에 묻힌다.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