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노을녘에서 2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3. 08:56

노을녘에서 2


눈 질끈 한 번 감고
뜨락 봄의 자락에
까만 씨갓 한 알 묻었더라면
강 언덕에 꽃 흐드러져
켜켜이 타드는 노을
부시도록 아름다울 것을
차마 발 돌리지 못해
무지르는 바람에 핥이며
한 생 풀섶에 엎디어 살다
무심결 허리 세워 앞 보면
안개 속 아련한 고갯마루
오금이 저려 오지만
여우 넘보지 못한 참대밭으로
하늘 흔흔히 우러를 수 있어
이 아침에도 찬란한 해는
진실의 샘물 길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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