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사죄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3. 09:02

사죄


번지레히 찾아 들 땐
온 동네 바람 일더니
외지 사람 들아닥쳐
자식 찾아내라 닦달하자
골방에 틀어박힌 건너 마을
천복이 어르신 문안 올리고
길처 산소 찾아 성묘 드리던 날

거처 마련해 주지 못해
눈 못 감겠다 시어
담보 잡히고 빚 둘러대
아파트 하나 이름 앞으로 놓고
쾌유하셔 가보자 말씀 올리자
쟤가 더 고생했다며
며느리까지 챙기고
눈시을 붉히시더니

손자들 나란히 꿇어앉히고
진솔 고해 보지만
숫제 말문 닫은 우리 부모님

생전에 저지른 죄 탓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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