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우리말 바로 쓰기

[스크랩] 우리말 경어법

월정月靜 강대실 2007. 5. 8. 11:04
 

우리말 경어법


 우리말은 다른 어떤 언어보다도 경어법이 복잡하다. 문법적으로는 주체를 높이는 존경법,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공손법, 지금은 그 용법이 거의 사라진 객체와 주체 그리고 말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른 겸양법 등이 있다. 또 어휘적으로 존대말과 예사말이 나뉘어 있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말을 골라 쓰는 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I.  가정에서


가.  지나친 존대는 실례

 용언이 여러개 함께 나타날 경우 일률적으로 규칙을 세우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용언에 존경법 선어말 어미 ‘-시-’를 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밖의 용언에도 ‘-시-’를 넣을 수 있다. 용언마다 ‘-시-’를 넣는 것이 더 높이는 말이라고 생각하여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것은 옳지 않다. 지나친 존대는 도리어 예의가 아니고, 모든 용언에 ‘-시-’를 넣는 것이 항상 자연스럽지도 않기 때문이다. 존경의 어휘가 따라 있는 경우에는 언제나 존경의 어휘를 쓴다.


나.  야단 대신 ‘꾸중’ 써야

존대말을 잘 가려 쓰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흔히 ‘아버지한테 야단을 맞았다.’와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야단’은 어른에 대해서는 쓸 수 없는 말이다. 대신 ‘꾸중, 꾸지람, 걱정’등을 써야한다. ‘묻다’는 ‘여쭙다’, ‘말하다’는 ‘아뢰다(말씀드리다)’, ‘주다’는 ‘드리다’로 말해야 한다. 존칭의 조사 ‘-께서’, ‘-께’는 대화에서는 잘 쓰지 않고 ‘-이/가’, ‘-한테’등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용언의 ‘-시-’로도 충분히 높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께서’, ‘-께’등으로 높여야 한다. 또 존경의 어휘를 쓰지 않아야 할 자리에 존경의 어휘를 쓰는 것도 잘못이다.


다.  상대에 따라 어미 달라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경어상의 등급이 달라지는데 이를 공손법이라 한다. 공손법은 문장의 끝에 나타나는 것으로, 대체로 ‘왔습니다’, ‘왔어요’, ‘왔소’, ‘왔네’, ‘왔어’, ‘왔다’와 같이 어미를 달리한다. 그러나 ‘고맙습니다’처럼 굳어진 인사말이 있는 경우에는 ‘고마워요’와 같은 말을 쓰지 않아야 한다.


라.  부모는 대개 높여 말해

 아버지를 할아버지께 말할 때에는 높이지 않는 것이 전통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높여 말하는 것도 허용하였다.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부모를 말할 때는 언제나 높여 말하는 것이 바른 말이다. 남편을 손위 사람에게 말할 때는 낮추어 말한다. 손아래 사람에게 말할 때는 높여 말하고 회사 상사처럼 가족이외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상대방의 신분이 확인되기 전에는 서술어에 ‘-시-’를 넣고 남편의 친구나 상사이면 넣지 않는 것이 무난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말할 때는 나이가 많을 때만 ‘-시-’를 넣는다.

마.  ‘아범’ 보다 ‘아버지’로

 시동생이나 손위 동서를 사돈 또는 사장어른께 말할 경우에는 ‘-시-’를 넣어 말하고 손아래 동서라면 넣지 않는다. 조카며느리는 친조카라면 ‘해라’를 쓰지만 촌수가 멀고 나이가 많으면 ‘하오’정도로 말한다.



II.  직장, 사회에서


가.  존경법 : 상사에게 다른 상사 말할 때 ‘-시-’ 사용

  ◈ 직장에서 = 직장에서 동료, 아랫사람, 윗사람에 관하여 말할 때 서술어에 ‘-시-’를 넣을 것인지 넣지 않을 것인지는 듣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결정되다.

동료에 과해서 말할 때는 누구에게 말하는가 관계없이 붙이지 않는다. 물론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동료를 다른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서술어에 ‘-시-’를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윗사람에게 말할 때는 ‘-시-’를 넣지 않아야 한다. 윗사람에 관해서 말할 때는 듣는 사람이 누구든지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랫사람에 관해 말할 때는 누구에게 말하는가에 관계없이 ‘-시-’를 넣지 않고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아랫사람을 그보다 더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시-’를 넣어 말할 수 있다.

  ◈ 거래처인 다른 회사 사람에게 = 직장 생활에서는 거래처 사람들에게 우리 직장의 사람을 어떻게 말하고 또 거래처의 사람을 어떻게 말하는 가도 중요한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직장의 평사원에 관해 말할 때는 듣고 있는 다른 회사 사람의 직급에 관계없이 ‘-시-’를 넣지 않는다. 그러나 직급이 있는 사람을 그 사람과 같은 직급의 사람이나 그 아래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자기보다 직급이 낮더라도 ‘-시-’를 넣지만, 그 사람 직급이상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넣지 않는다. 자기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을 다른 회사 사람에게 말할 때는 상대방의 직급에 관계없이 ‘-시-’를 넣는다. 그러나 전화로 대화할 때는 누가 누구에게 말하든지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처의 사람을 거래처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대상에 관계없이 존경법의 ‘-시-’를 넣어 말한다.

나. 공손법 : ‘-습니까’가 일반적

  ◈ 직장 안의 사람들과 = 비슷한 나이의 동료끼리 말할 때는 “김철수 씨, 거래처에 전화했어요?”처럼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동료간이라도 상대방의 나이가 위이거나 분위기의 공식성 정도에 따라 ‘-습니까’처럼 말할 수도 있다.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높여 말하는 것이 바람직한 표현이다. 아랫사람이 나이가 어리고 친할 경우 낮춤말을 할 수도 있고 ‘-하오’체도 쓸 수 있다.

  ◈ 직장 밖의 사람들에게 = 다른 회사 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직급에 관계없이 정중하게 대화한다.

다. 높임과 겸양의 말들 : ‘저희 나라’는 잘못

겸양의 말 중에서 ‘우리’ 대신에 ‘저희’를 써야 할 경우가 있다. 그러나 나라를 표현할 때는 언제나 ‘우리 나라’로 표현해야 하고, 그밖의 경우에 윗사람에게 말할 때는 ‘저희’를 쓴다.



III.  아침, 저녁

 인사에는 특별한 일이 있어서 하는 인사와 매일매일 하는 일상적인 인사가 있다.

가. 아침 인사

 ▲ 집안에서

 아침에 윗사람에게 하는 인사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 이다. 뜻이 요즘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인사말은 말의 뜻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언어에 의한 인사일 뿐이므로 글자대로 해석할 것이 아니다.

 ▲ 이웃사람에게

 이웃사람에게는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하고 인사를 하도록 한다. 동년배나 손아래 사람이라도 성인인 경우에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히 주무셨어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하고 인사하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경어를 쓴다. 손아래 미성년자에게는 ‘안녕?’, ‘잘 잤니?’ 라고 한다.

 ▲ 직장에서

 아침에 출근해서 윗사람에게 인사할 때는 ‘안녕하셨습니까?’, ‘안녕하십니까?’를 상대에 따라 적절히 구별하여 쓴다. 동료에게 인사할 때는 ‘안녕하세요?’를 쓴다. 아랫사람에게는 ‘안녕하세요?’, ‘나왔군’, ‘나오나’하고 인사한다. 상대방에 따라 적절히 쓸 수 있다.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좋은 아침’하고 인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말은 외국어를 직역한 말이고 이에 대한 전통적인 인사말이 있으므로 쓰지 않도록 한다.

 ▲ 아침 시작 방송에서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시작 방송에서도 ‘좋은 아침입니다.’, ‘편히 주무셨습니까?’하고 인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앞에 있는 이유들로 하여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된다. 이럴 때도 ‘안녕히 주무셨습니까?’로 하는 것이 무난하다.

나.  저녁 인사

 잠자기 전의 인사는 집안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윗사람에게는 ‘안녕히 주무십시오.’로 인사하고 ,아랫사람에게는 ‘잘자.’ ‘편히 쉬게.’ 하고 인사하는 것을 표준안으로 정했다. ‘편히 쉬게.’는 나이 든 아랫사람에게 쓸 수 있다.

방송국의 방송 종료 인사도 ‘안녕히 주무십시오.’가 가장 좋다.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 등과 같은 말은 우리말 어감에 맞지 않는다.



IV.  만나고 헤어질 때


가.  집안 출입 인사는 전통

 매일 얼굴을 대하는 식구끼리도 서로 밝게 인사하는 것은 필요하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에 따라 경어상의 등급은 달라질 수 있어서 나가는 사람이 “다녀오리다”, “다녀오겠소”, “다녀오마”, “다녀올게”하며 인사하고, 집에 있는 사람은 “안녕히 다녀오십시오”하고 인사하며 배웅한다. 상황에 따라 “차 조심하여라”, “일찍 들어오너라”등과 같은 당부의 말을 덧붙일 수도 있다.


나. 때로는 “늦었습니다.”

 외출했다가 들어 올 때에는 “다녀왔습니다.”하고 인사하는 것이 정형이다. 상황에 따라 “늦었습니다.”, “별일 없었니?”등을 쓸 수 있다.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사람을 마중할 때는 “다녀오셨습니까?”라고 한다. 거리에서 이웃사람을 만났을 때는 “안녕하십니까?”, “어디 가십니까?”하고 인사한다. 외출했다 돌아오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어디 다녀오십니까?”하고 인사한다. 아침 인사가 아니어도 직장에서 그 날 처음 만나게 되는 경우의 인사말은 “안녕하십니까?”이다. 그 날 이미 한 번 인사를 했는데 또 마주친 경우에는 딸로 인사말이 필요하지 않고 목례만으로도 충분하다. 직장에서 먼저 퇴근하면서 “먼저 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를 정형으로 하고 “먼저 실례하겠습니다”를 허용한다. “수고하십시오.”는 윗사람에게는 절대로 써서는 안 될 말이다.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는 쓸 수 있다.


다.  윗사람에게 “별고”가능

 오랜만에 만나게 된 어른에게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하는 것이 가장 정중한 인사이고, “그 동안 별고 없으셨습니까?”도 쓸 수 있다. 평교간이나 아랫사람에게는 “안녕하세요?” 또는  “오래간만입니다.”, “그 동안 별고 없었는가?”, “반갑습니다.”와 같은 인사를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헤어져 있을 사람을 보낼 때는 “안녕히 다녀오십시오”하고 아랫사람일 때는 “잘 다녀오너라”라고 한다. 떠나는 사람은 “다녀오겠습니다.” 또는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인사한다.



V. 전화 예절


◈ 받을 때


가.  벨이 울리면 수화기를 들고

 집에서는 이 상황에서 “여보세요”라고 하는 것을 모범으로 한다. 직장에서는 “네, ○○○입니다.”로 한다. 일부 영업체에서 “감사합니다. ○○○○입니다.”라고 하는데 이것도 허용한다.


나.  전화를 바꾸어줄 때

 이 상황에서의 말은 집에서와 직장에서 모두 “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바꾸어드리겠습니다.”를 쓰는 것이 좋다.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을 경우에는 “누구라고 전해 드릴까요?”라고 할 수 있다.


다.  상대방이 찾는 사람 없을 때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지금 안 계십니다. 뭐라고 전해 드릴까요?”라고 정중하고 친절하게 답하도록 한다.


라.  잘못 걸려온 전화일 때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아닌데요, 전화 잘못 걸렸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걸 때


마.  상대방이 응답하면

 집에 전화를 걸 때, 상대방이 응답하면 “안녕하십니까? ○○○입니다. ○○○씨 계십니까?”하고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전화를 거는 사람은 인사를 하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것이 기본 예절임을 밝힌 것이다. 나이 어린 사람의 경우, 어른이 전화를 받았을 때는 “안녕하십니까? 저는  ○○의 친구 ○○입니다. ○○○있습니까?”처럼 통화하고 싶은 사람과 어떠한 관계인가를 밝히는 것이 예절이다. 직장에도 집에 걸때와 같이 “안녕하십니까? ○○○인데요, ○○씨 좀 바꿔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는 것이 올바르다. 교환을 통해 전화를 걸때도 “안녕하십니까? ○○번 좀 부탁합니다.”와 같이 할 수 있다.


바.  통화하고 싶은 사람이 없을 때

 ‘말씀 좀 전해 주시겠습지까?’, ‘죄송합니다만, ○○○한테서 전화 왔었다고 전해 주시겠습니까?’라는 말을 쓰도록 한다.


사.  대신 거는 전화

 직장에서 전화를 대신 걸게되는 경우도 있다. “안녕하십니까? ○○○님의 전화인데요, ○○○씨를 부탁합니다.”가 바람직하다. 부탁한 전화가 연결되었을 때는 “안녕하세요? 저는 ○○회사 ○○과 ○○입니다. ○○○님의 전화인데요, 바꿔드리겠습니다.”와 같이 정중하게 표현한다.


 ◈ 끊을 때

 “안녕히 계십시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만 끊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한다.



VI. 소개할 때

 자신을 남에게 소개하는 말로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아무개입니다.”와 같은 기본적인 틀에 상대방이 자신을 잘 알 수 있도록 신상에 대한 정보를 주거나 부탁의 말을 덧붙이는 경우가 있다.  동년배이거나 손아래 사람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⑴친소관계를 따져 자기와 가까운 사람을 먼저 소개하다, ⑵손아래 사람을 손위 사람에게 먼저 소개하다, ⑶ 남성을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섞여 있을 때는 ⑴,⑵,⑶의 순서대로 적용하도록 했다. 방송매체 등에서는 ‘○○○씨를 모시겠습니다.’ 하는 경우는 맞지 않는다. 이런 때는 ‘○○○씨를 소개하겠습니다.’가 적당하다. 젊은 사회자가 초청 인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씨’라고 소개하는 것은 무방하다. 하지만 연로한 초청 인사인 경우에는 직함이 있으면 직함을 붙여 소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VII.  편지 쓰는 법


가.  편지 서두의 호칭

 윗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의 서두는 직함에 ‘님’을 붙인다. ‘님’은 고유명사 뒤에 바로 붙는 말은 아니지만 오늘날 안내장과 같은 공식적인 편지에서 ‘○○○님께’가 널리 쓰이고 있다. 이것도 허용한다. ‘○○에게’ 또는 ‘○○보아라’는 부모가 자녀에게나, 아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사람에게 쓸 수 있다.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는 ‘○○○ 선생께’와 같이 직함에 ‘에게’나 ‘께’를 적절히 붙여쓴다.


나.  서명란

 편지의 끝부분에는 보내는 날짜를 쓰고 보내는 이의 이름을 쓴다. 서명란은 ‘올림’,‘드림’을 쓰는 것이 정형화된 방식이다. 동년배에게 보내는 편지는 서명란에 ‘드림’을 쓰고 아랫사람에게는 ‘씀’을 쓴다. 그러나 ‘○○로부터’는 외국어의 직역이므로 쓰지 않도록 한다. 회사나 단체에서 보내는 경우는 ‘○○주식회사 사장 ○○○ 올림(드림)’하는 것이 표준이다. 직함을 뒤에 넣어 말하는 것은 자칫하면 자신을 높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다.  봉투 쓰는 법

 윗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봉투에는 ‘이름+직함+님(께)’와 ‘○○○ 귀하’ ‘○○○좌하(座下)’를 쓰도록 하였다. ‘귀하(貴下)’가 ‘존하(尊下)’나 ‘좌하(座下)’보다 등급이 낮기는 하지만 낮춘 말이 아니므로 직함이 없어 적절히 높여 대우할 표현이 없는 경우 ‘귀하(貴下)’를 쓸 수 있다. 부모님께 편지를 보내는 경우에도 다른 어른께 하듯이 부모님의 성함을 쓰고 ‘○○○ 귀하(貴下)’, ‘좌하(座下)’라고 할 수 있고 또 ‘○○○의 집’도 쓸 수 있다. 동년배간에는 ‘○○○귀하(貴下)’ 또는 ‘○○○님(에게)’을 쓰도록 하고 자녀나 제자처럼 아랫사람인 경우는 ‘○○○앞’이라고 쓸 수 있다. 회사나 단체로 보내는 겨우는 편지 안에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식회사 귀중’으로 정형화하였다. 공무로 회사나 단체의 개인에게 보내는 경우 봉투에는 편지 내용의 서명란에서 한 것과는 달리 받는 사람의 직함을 뒤에 붙인다.



VIII.  송년, 신년

 송년 인사는 정형화된 말이 없음이 특징이다. 상대방에 대한 감사의 뜻과 한해 동안의 수고에 대한치하의 뜻을 포함하면 된다. 그밖에 상대방에게 한해동안 있었던 기쁜 일과 슬픈 일에 대해 기쁨과 위로의 말을 하는 것도 좋다. ‘감사합니다.’라는 어휘를 널리 사용하는데 ‘고맙습니다.’가 더 좋은 말이다.


가.  과거형 표현 일본식(日本式)

 ‘한해 동안 보살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나 ‘한해 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와 같은 과거형 표현은 일본말의 영향을 받아서 생겨난 것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 수고하다 는 말은 동료나 아랫 사람에게 쓰는 말이고 윗사람에게는 써서는 안된다.


나.  연말(年末)엔 ‘묵은 세배’

 우리에게는 전통적으로 ‘묵은 세배’가 있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 또는 특별히 은고를 입은 어른을 그믐께 찾아 뵙고 한해동안 베풀어 준 은혜에 고마움을 표했던 것이다. 묵은 세배는 그냥 절만 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신구세(新舊歲)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하기도 했으며 묵은 세배를  하고 물론 새해에도 다시 세배를 갔다. 어른 댁을 방문해서는 처음에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대화를 마치고 떠날 때 정식으로 절을 한다. 이때 말없이 절만 하면 된다. 신년인사의 정형은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이다.


다.  ‘절 받으세요’는 비례(非禮)

 집안에서 친척, 친지에 대한 신년 인사는 세배라는 형식을 통해서 하게 된다. 요사이 젊은 층에서는 세배를 할 때 절하겠다는 의사 표시로 어른에게 으레 ‘절 받으세요.’,‘앉으세요.’하는 버릇이 있다. 이런 말은 불필요한 말이고 좋지 않은 말이다. 세배는 원칙적으로 절하는 자체가 인사이기 때문에 어른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같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절만하면 그걸로 인사를 한 것이며 어른의 덕담이 있기를 기다리면 된다. 절을 한 뒤 어른의 덕담이 곧 이어 나오지 않을 때나 덕담이 있은 뒤에 어른 깨 말로 인사를 할 수도 있다. 한편 정형화한 연하장으로는 나타낼 수 없는 개인적인 인사를 전하고자 할 때는 개인의 사정에 맞도록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인사말을 쓰면 된다. 다만 단 한 줄을 쓰더라도 받는 이의마음에 와 닿게 써야 한다.



IX.  생일 축하


가.  육순(六旬)등 세는 나이 기준

 육순(六旬)은 집에서 세는 나이로 60세이며 칠순(七旬), 팔순(八旬), 구순(九旬)은 마찬가지로 각각 70세,80세,90세이다. 태어난 해로부터 간지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에서 집에서 세는 나이로 61세가 환갑(還甲)인데 화갑(華甲), 회갑(回甲)이라고도 한다. 화갑(花甲),이나 주갑(周甲)도 가능하나 권장할 말은 아니다. 환갑 다음해인 62세는 진갑(進甲)이다. 고희(古稀)는 칠순의 다른 이름으로서 세는 나이로  70세를 가리키며 그 잔치는 고희연(古稀宴)또는 희연(稀宴)이다. 그리고 세는 나이로 77세는 희수(喜壽), 88세는 미수(米壽), 99세는 백수(白壽)이다. 생일 잔치를 가리키는 마로는 수연(壽宴),수연(壽筵),수연(晬宴)이 현실 언어에서 쓰이고 있다. 생일을 맞는 것은 축하할 일이다. 우리말에서 축하할 일이다. 우리말에서 축하할 때의 말은 어떤 경우이든 ‘축하합니다.’가 두루 쓰인다. 아기의 돌에는 아기의 부모에게는 ‘축하합니다.’라고 하고 아기에게는 굳이 하려면 ‘건강하게 자라라.’가 좋다. 동년배나 손아래 사람의 생일에는 ‘(생일)축하한다.’ ‘(생일) 축하하네.’라고 하면 되고, 그들을 낳아 주신 부모에게도 ‘축하합니다.’하고 인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른의 회갑이나 고희, 팔순 등의 잔치에 가서 어른과 대면해 서는 ‘축하합니다.’, ‘생신 축하합니다.’ 그밖에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나 ‘더욱 강녕하시기 바랍니다.’도 괜찮다. 그러나 ‘(생신)축하드립니다.’와 같이 ‘축하를 드리다.’는 말은 옳지 않다. ‘말씀’은 드릴 수 있지만 ‘감사’나 ‘축하’는 ‘드린다’는 말이 어법상 맞지 않는 불필요한 공대이다.


나.  명령형 문장(文章) 삼가야

 이밖에 ‘건강하십시오’라는 말은 형용사를 명령어로 만들 수 없는 어문 규정에도 맞지 않고 어른에게 명령형 문장으로 인사할 수는 없다. ‘오래 사십시오.’, ‘만수무강하십시오.’, ‘여생을 건강하게 사십시오.’, ‘백세까지 사십시오.’는 좋지 않은 말이다. 한편 생일을 맞은 자식에게는 ‘축하합니다.’, ‘축하하네.’, ‘수고했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할 수 있다. 헌수 절차에서 술을 올릴 때 ‘더욱 건강하시기 빕니다.’, ‘만수무강하십시오’의 두 가지 말 중에서 선택해서 쓸 수 있다. 축의금의 봉투 안에는 단자를 쓰는 것이 예의이다. 축 수연(祝壽宴), 축 수연(祝壽筵)은 환갑과 그 이상의 생일 잔치에 갈 때 축의금의 단자와 봉투에 두루 쓸 수 있는 말이다. 이외에도 ‘축 회갑’과 같이 ‘축’뒤에 나이를 가리키는 말을 넣는 것도 좋다. 반드시 한문투로 쓰지 않고도 ‘수연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와 같이 써는 것도 좋다. 단자나 봉투를 쓸 때 세로로 쓸 수 있지만 가로로 써도 무방하다.



X.  축하, 위로


가.  결혼

 본인에게는 ‘(결혼ㆍ혼인을) 축하합니다.’, 부모에게는 ‘축하합니다.’, ‘얼마나 기쁘십니까?’ 결혼 잔치에 갈 때는 축의금 봉투에 단자를 넣는다. 단자에 축하의 말과 물목(物目)이나 금액, 날짜, 이름을 정성스레 쓰고 축의금을 넣는 것이 예의이다. 단자와 봉투에는 ‘축 결혼(祝 結婚)’, ‘축 혼인(祝 婚姻)’, ‘축 화혼(祝 華婚)’, ‘축의(祝儀)’, ‘하의(賀儀)’, ‘결혼(혼인)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와 같이 쓴다. 단자는 가로 쓰기,세로 쓰기 모두 괜찮다.


나.  출산

 출산한 산모나 그의 남편, 이들의 부모에게는 ‘축하합니다.’ 또는 ‘순산하셨다니 반갑습니다.’하고 인사하는 것이 표준이다.


다.  정년 퇴임

 ‘축하합니다. 그 동안 애 많이 쓰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벌써 정년이시라니 아쉽습니다.’를 표준으로 한다. 단자와 봉투에는 삼가 축하한다는 뜻의 ‘근축(謹祝)’이나 그 동안의 공을 기린다는 뜻의 ‘송공(頌功)’ 또는 ‘(그 동안의)공적을 기립니다.’로 쓰도록 표준안을 정하였다.


라.  문병

 처음 환자를 대하고 하는 인사말은 ‘좀 어떠십니까(어떻습니까)?’, ‘얼마나 고생이 되십니까?’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대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는 ‘불행 중 다행입니다.’하고, 나올 때는 ‘조리(조섭) 잘하십시오’, ‘속히 나으시기 바랍니다.’하고 인사한다. 보호자를 처음 대면해서 하는 인사말은 ‘좀 어떠십니까’, ‘얼마나 걱정이 되십니까?’, ‘고생이 많으십니다.’등으로 하고 나올 때 인사는 앞에서와 같다. 단자와 봉투에는 ‘기 쾌유(祈 快癒)’, ‘(조속한) 쾌유를 빕니다.’가 표준이다.


마.  기타

 이외에도 신축, 개업, 이전, 합격, 입학, 졸업, 취직, 승진, 영전, 불합격, 좌천, 재해 등 축하하거나 위로할 일이 있을 때 좋은 일에는 ‘축하합니다.’, 좋지 않은 경우에는 그 상황에서도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점을 찾아내어 그 점을 드러내 인사한다.



XI.  문상


가. 문상(問喪)인사말

 문상을 가서 고안에게 재배하고, 상주에게 절한 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물러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며 예의에 맞는다. 굳이 말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얼마나 슬프십니까?’가 좋다. 그러나 문상을 가서 ‘호상(好喪)입니다.’라는 말은 혹 문상객끼리라면 몰라도 상주에게는 써서는 안될 말이다. 문상을 받는 상주 역시 문상객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굳이 한다면 ‘고맙습니다’, ‘드릴(올릴)말씀이 없습니다.’하며 문상을 와 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면 된다.


나.  조장(弔狀)과 조전(弔電)

 불가피한 사정으로 문상을 갈 수 없을 때에는 편지나 전보를 보낸다. ‘근조(謹弔)’라고 쓰기도 하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를 뜻하는데 앞에 이 말이 있으므로 굳이 다시 쓰지 않고 ‘재배(再拜)’라고 쓴다.


다.  조의금 봉투ㆍ단자

 조위금 봉투에는 초상의 경우 ‘부의(賻儀)’가 가장 일반적이며 ‘근조(謹弔)’라고 쓰기도 한다. 소상(小祥)이나 대상(大祥)의 경우에도 부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봉투에 ‘전의(奠儀)’ 또는 ‘향촉대(香燭代)’라고 쓰면 된다. 단자는 부조하는 물목을 적은 것을 가리킨다. 단자는 흰 종이에 쓰는데 단자를 접을 때 가능하면 조의 문구나 이름이 접히지 않도록 한다. 부조하는 물목이 돈일 경우에는 단자에 ‘금○○원’이라 쓴다. 영수증을 쓰듯이 ‘일금○○원정’으로 쓰지 않는다.


라.  부고하는 법

 부고를 자식의 이름으로 보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예(禮)가 아니므로 꼭 호상(護喪)의 이름으로 보내야 한다. ‘○○의○○○’라고 쓰는 자리에 상주의 아버지이면 ‘대인(大人)’, 어머니이면 ‘대부인(大夫人)’, 할아버지이면 ‘왕대인(王大人)’, 할머니이면 ‘왕대부인(王大夫人)’, 처는 ‘내실(內室)’, ‘합부인(閤夫人)’, 형이면 ‘백씨(伯氏)’, ‘중씨(仲氏)’, 동생이면 ‘계씨(季氏)’라고 쓴다. 나이가 많은 분이 돌아가신 경우에는 ‘노환(老患)’이라고 쓰지만 경우에 따라 ‘숙환(宿患)’, ‘병환(病患)’, ‘사고(事故)’등으로 쓴다.



XII.  손님맞이


가.  손님을 맞을 때

 집에서는 ‘어서 오십시오.’를 모범안으로 하였는데, 이 말은 어느 상황에서나 손님맞이 인사말로 쓸 수 있다. 관공서, 회사 등에서는 ‘어서 오십시오, 어떻게 오셨습니까?’로 정형화한다. 백화점, 시장, 음식점 등에도 손님이 들어오면 ‘어서 오십시오.’라고 하는 것을 모범으로 하고 뒤에‘무엇을 찾으십니까?’를 붙이는 것도 권장할 만 하다. 음식점, 다방 등과 같이 손님이 자리에 앉은 뒤 주문을 받는 말이 필요하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무엇을 드릴까요?’, ‘주문하시겠습니까?’등과 같이 완곡하고 정중하게 표현하여 재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택시의 경우는 ‘어서 오십시오, 어디로 모실까요?’, 혼례, 회갑 등에는 ‘어서 오십시오, 고맙습니다.’


나.  손님을 보낼 때

 손님을 보낼 때의 공통적인 인사말은 손위 사람에게는 ‘안녕히 가십시오.’를 손아래 사람에게는 ‘잘 가라.’를, 특별한 경우 손위 사람에게 ‘살펴 가십시오.’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관공서, 회사, 가게 등 어느 경우나 ‘안녕히 가십시오.’를 모범안으로 했다. 택시를 내리는 손님에게도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인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잔치에 찾아온 손님을 배웅할 때는 축하하러 온 손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여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한다.


다.  손님의 인사말

 남의 집에 들어갈 때의 인사말은 손님을 맞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보세요,) 계십니까?’ ‘누구십니까?’ ‘아무갭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로 묻고 대답한 뒤에 인사를 하게 된다. 관공서, 회사 등에는 ‘안녕하십니까? ○○일로 왔습니다.’ ‘수고하십니다(수고가 많으십니다.) ○○일로 왔습니다.’를 표준안으로 한다. 인사하는 사람보다 나이가 위인 사람에게는 주로 ‘안녕하십니까?’ 쪽을 쓰는 것이 좋다. 택시를 타는 사람도 ‘어디로 모실까요?’에 대한 대답으로 ‘○○까지 가 주십시오.’ 정도로 대답한다. 잔치에서는 어느 경우에나 ‘축하합니다.’로 한다. 남의 집에서 나올 때는 ‘(결례가 많았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를 쓸 수 있다. 관공서에서 나올 때는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윗사람에게는 ‘수고하십시오’만은 절대로 쓸 수 없다. 잔치에서는 ‘다녀가겠습니다.’ ‘먼저 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인사한다.


출처

http://www.chungdong.or.kr/cwb-bin/CrazyWWWBoard.exe?mode=read&num=6&db=data1&backdepth=1

출처 : 알콩달콩 사는 이야기
글쓴이 : 아이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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