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내 맡고 싶었다 / 월정 강대실 잃어버린 흙내 맡고 싶었다.대처 생활 마음에 격이 생겨눈에 모를 세우다가도 옆이라도 보면한정 없는 부끄럼 떨칠 수 없어비루해진 이 몸 끌고 쌍태리* 큰밭으로 간다. 흙의 숨결에 마음 다잡으며후줄근히 땀에 젖어 삽질한다감나무 밑에서 쉬기도 하며 나를 생각해 본다그럴 때면 흙은 긴말할 것 없다는 듯넌지시 토룡土龍을 내보이기도 한다.잡풀이며 가시나무 같은 것들에게도어미 닭처럼 품을 내준다는 듯뒷발치께로 눈길 이끈다어느새 몸에 향긋한 흙내 스민다.* 쌍태리: 필자의 고향마을 (담양군 용면에 있음)((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