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시화.문예지) 78

광주문학 제 110호(2024.봄)

1. 광주문학 2024 봄.통권 110호 2. 발행일 2024. 3. 10. 3. 발행인: 이근모(광주문인협회장) 4.발표시: 못 못 탕탕! 못 박았다 버럭 불뚝대고 말을 무지르고, 안하무인으로 무던히도 믿었던 이들 가슴에 깨소금처럼 고소했다 마음의 탕개가 풀려 눈에 띄는 것이 없고 하늘 무서운 줄 몰랐다 어쩌다 역지사지할 때는 박은 못에 붙박여 곁이 허했다 세상을 막사는 망나니짓, 질매를 당하고도 버릇을 개 주지 못했다 어느새, 망치도 못도 다 녹슬고 못 쓴 지 오래 종용히 뒷방에 들앉아 면벽하다 파란 많았던 생 뒤돌아본다 꺼들대며 무수히 박은 크고 작은 못 대침 되어 내 야윈 가슴팍에 내리박히고 찬웃음 매서운 눈빛 한없이 뒤통수에 꽂힌다. 5. 증빙사진

귀향/ 대숲에 들면

1. 발표 문예지 : 시학과 시 2023 여름호 / 제18호 ISSN 2636-1949 2. 발행 일자: 2023년 6월 10일 3. 작품 귀향歸鄕 하늘 노랗고 해 긴긴 춘삼월 앞산보다 더 높은 보릿고개 허리띠 졸라매기 진절머리 난다며 열여섯에 어린 동생 업고 이삿짐 보퉁이 짊어진 어머니 따라 말만 들은 서울행 기차 탄 쌀순씨. 한강물 풀리면 꽃소식 물어오고 향수가 모닥불 타면 바람 타고 와 돌나물 쑥국 향에 객수 씻던. 해 기울기 전에 객짓밥 청산하고 부르는 손짓 빤히 보일 만한 데다 조붓한 처소라도 한 칸 내겠다더니 청댓잎 서걱이는 소리 잇는 담양호 상류 복리암 언덕배기에 제비 집같이 아담한 둥지 마련 사십오 년 망향의 설움 접고 홑몸 귀향 날, 산천이 앞서 반겼다. 산도 물도 설고 낯까지 서러웠건만..

그날 밤의 총성

1. 주최: 광주문인협회 즉석 시낭송회 용 문집 "천년의 혼 ! 무등에서 백두까지"발간 및 즉석 시낭송회 2. 일시: 2023. 5. 20. 14:00~ 3. 장소: 국립 5.18 묘역 4. 제목 : 그날 밤의 총성 그날 밤의 총성 타-앙! 탕, 타-앙! 한밤중 우리 아들은 누굴 위해 총을 쏘았나? 다시 오월이 와도 풀리지 않은 그날 밤 총성. 큰일 났다고, 시내가 온통 핏빛이라고 고객들 쌍심지선 전언에 서둘러 업무를 끝낸다. 난세엔 현찰이 있어야 한다며, 전무님 나누어 준 돈다발 받아 쥐고 달려 대인동 터미널 담양행 막차에 간신히 오른다. 암굴 속 붙박여 길어만 지는 나날 전화도 차도 다 끊긴 고립무원의 섬 광주땅 방송은 폭도들 난동이라 생거짓 나발 불고 갈수록 가슴 찔리는 방관자의 심정. 통사정하여 ..

회초리

1. 발표 문예지 : 광주매일신문 문학마당 2. 발행 일자: 2023년 5월 8일 3. 작품 회초리/ 강대실 여명 첫 자락 잡고 동산에 오른다 동천東天 해맑은 강물에 뽑아도 뽑아도 잡풀 나는 마음 씻고 산기에 큰 바위 품고 내려오는 길 번쩍 아버지 말씀 머릿속 떠올라 회초리 꺾어 든다 귓불에 솜털 보송한 두 녀석 요량 없이 잡답에 끌고 나와서는 허겁지겁 가파른 고빗길 넘다 돌아보니 언제고 되새길 수 있는 한마디 가을 나이토록 심어 주지 못 했으니 어이 두고두고 낯 떳떳하달 수 있으랴 회초리 잘 보이는 데 걸어 놓고 들면날면 바라보며 가슴속 넣고 살다 어둠 그림자에 발 닿은 성싶으면 스스로 빨리 꺼내어서 제 종아리 찰싹찰싹 내려치게 하리라. ] [문학마당]회초리 / 시 - 강대실 2023. 05.08(월)..

화무십일홍/시화전

주관: 광주문인협회. (주) 해든누리 행사명: 제7회 서호 시화전 제1회 광주 서호 벚꽃 축제 기간: 2023.3. 24.(금)~ 4. 2(일) 장소: 광주 서구 상무대로 667 (김대중컨벤션센터 건너편 광송간 도로) 작품: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생사의 벼랑 끝 톺아 올라 바람의 독경 소리에 좌선으로 어기찬 생을 이어 온 너, 벚나무 봄볕 호듯호듯 내려쪼이는 가지 꽃 꿈을 눈 띄운 빈자리에 긴긴 기다림이 흐드러지게 피운 꽃 오늘은 선문답이라도 하듯 허공에 난분분 난분분 꽃보라 날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말하는데 여태 실오리 만 한 마음 한 가닥 내려놓지 못하고 꽃비에 취해 마냥 호사를 누리는 이 무지함.

광주문학

1. 발표 문예지 : 광주문학 2023 봄 / 106 ISSN 2233-7911 2. 발행 일자: 2023년 3월 30일 3. 작품 십팔공十八公 훈장을 내리다 부모님 산소에 동자승처럼 깜찍했던 너 바람에 옷고름 너푼대는 어느 가을날 해거름 넌지시 불러들였지 길라잡이 없는 마음의 뜨락에 쉴 줄을 모르는 시간 열차 올라타고는 눈길 보낼 때마다 한층 더 수려한 면모에다 불길 같은 열정 눈빛은 하늘에 이르고 깨무는 입술 새어 나오는 자탄의 한숨까지도 금싸라기로 알고 온전히 마음공부에 팔렸었지 오늘은 고통을 삼키며 허욕의 긴 팔 잘라 내고 겉치레 번지레한 더벅머리 정갈히 다듬은 너 십팔공十八公 무거운 훈장을 내린다 먼 하늘 우렛소리에도 올곧게 뼈를 못 세우는 비루한 이 몸 도반 되어 되알지게 손잡고 길 중의 길을..

용면골 노래/용면 애향지

1. 발행처: 용면애향지 발간위원회 2. 발행: 2009. 2. 용면골 노래 백두대간이 점지하여 지경으로 세운 노령 자락에 추월 산성 오장산 영봉 더 높다. 원혼도 길을 잃은 심곡에서 사시장철 솟구치는 신수 오백리 영산강 시원 되어 담양호에 짙푸르고 청태 엉긴 전설 석간수로 흘러 뒷밭 앞들 홍건히 적시고 용천의 물길 내고 지즐이니 남도땅 생명수로다 수려한 산수 忠孝로 열린 하늘 자자손손 더불어 살아 가슴속 넘실이는 낙원은 선조님 정한과 풍류 지천이고 고운 바람 넉넉한 볕살은 철철이 화들짝 꽃 벙글이어 三白 三 紅 토종꿀이 일품이니 어이 자랑이 아닐손가 산사의 목우 소리 여명을 일깨우면 글 읽는 소리 쟁기질 망치 소리 우리의 꿈 알알이 영글어 간다 참대갈이 오순도순 나눔과 배풂의 깃발 높이 높이 들고 앞에..

새해기도-교보생명

1. 발행처: 교보생명 주식회사 월간 베스트 파트너 1월호 베스트 라이프 파트너 2. 발행일: 2003. 01. 새해 기도 /월정 강 대 실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바위 하나 품게 하소서, 모진 세파 몰아쳐도 굴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다소곳이 살게 하소서 ​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다순 눈 뜨게 하소서, 그릇 된 편견 떨쳐 버리고 속내 읽고 다독여 살게 하소서 ​ ​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호수로 채워 주소서, 굴욕과 가위눌림 안으로 삭여 화평과 평안 안고 살게 하소서 ​ ​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촛불 하나 켜게 하소서, 질투와 외면의 빗장 살라버리고 축복을 기도하며 살게 하소서 ​ ​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등불 하나 밝혀 주소서, 음울의 터널 허위허위 뚫고 광명과 진리 좇아 살게 하소서. ​..

담양신협 20년사 축시

1. 발행처: 담양신용협동조합 20년사 편찬위원회 2. 발행일: 1997년 12월 30일 당간높이 들어 휘날리자 - 담양신협 20년사 발간에 부침 - 노령이 예정하여 추월 · 산성 · 병풍 · 불대 ...... 천년 가경의 자락 열고 가마골 용소 신수의 생약수 용 · 담양 · 백진천으로 흘러 오백리 굽이굽이 남도 땅 생명수 되었어라. 풍부한 자원에 충 · 효 · 예로 하늘 열어 모듬살이로 대대손손 이어사는 추성의 옛터 선현들 정한과 풍류 지천의 정자에 스며 있고 골골의 수죽으로 빚은 낙죽 · 채상 · 참빛 · 바구니...... 장인의 재주로 질펀한 고을 약속의 땅 갈고 살아 두레와 품앗이로 협동의 지혜 터득하였어라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안인은 일인을 위하여- 사회의 등불로 밝히고 더불어 잘살기 위한 ..

광주문학

1. 발표 문예지 : 광주문학 105호 2022 겨울 2. 발행 일자: 2022년 12월 30일 발행 나눔의 행복 반백 년 부초같이 흐느적거렸던 불초 향촌 아래뜸에 구년묵이 세간 부쳐 놓고 속죄의 삽질로 묵은밭 일으켜 심었지요 감 대추랑 배 매실 사과...... 빼곡히 몸에 안 배어 가다가는 각다분하기도 하고 종심의 여기저기에 적신호 욱신욱신해도 신 새벽 흙내 맡으면 불끈 힘이 넘치는 오뚝이 하루가 멀다고 발자국 소리 내지요 감나무 시득부득 노름한 꽃 진 자리에 가지가 휘도록 주먹감 흔전만전 매달고 갈바람에 취해 단맛 빨갛게 들이지요 맏물은 원매 기다린 지인들게 보내고 원근처 사양지심의 정인들 챙기고 나면 내 차지는 이내 비뚤고 새들이 쪼아 댄 거에다 더 못 나누어 섭섭한 이웃들이지요 하지만, 유년 적 ..

서은문학

1. 발표 문예지 : 서은문학 2022 / 통권 제8호 2. 발행 일자: 2022년 12월 8일 추억의 도양읍 정리 언제부턴가 눈도 입도 그저 그만일 테니 꼭 한 번 짬을 내라 했어도 황막한 벌판길 가물거리는 횃불잡이 등 뒤 로 쏟아지는 뭇 시선 따가워 달 걸러서 어깨를 겯던 벗들 벼르다말고 간만에 무릎 맞댄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에 겨워 물오리 둠벙을 보면 떼거리로 모여 걸쭉히 한마당 벌이듯 짐짓 상기된 표정 그럴싸해 마당에 시퍼런 바닷물 들락이는 횟집 가려 잡고 펄펄하고 큼직한 생선 몇 마리 회 친다. 그들먹한 회접시 금세 이마를 맞댄 교자상 가운데 대감 처럼 좌정하고 맞앉아 권커니 잣거니 연신 오가는 잔에 천년의아침 고꾸라져 토를 해 대니 빈병 가뜬한 마음은 벗 들 감흥을 불러 맘속 ..

서은문학 (2021/통권 제7호)

1. 발표 문예지 : 서은문학 2021 / 통권 제7호 2. 발표 일자: 2021년 12월 15일 정도리 구계등에서 억겁을 매를 맞아 둥굴둥굴 만월보살 닮은 얼굴 오늘도 매를 벌고 있다 즐비하니 맨몸 맞대고 앉아 하루에도 수천수만 번 처얼썩 철썩 득도의 물매 받는다 몽돌밭 들어서다, 여태 모가 진 말의 뼈 발라내지 못한 나 화끈 달아오르는 부끄러움 한 발짝도 달싹 못하고 밤톨만 한 돌멩이 하나 집어 들고 우두망찰 먼 섬 바라보다 고개를 바로 못 들고 돌아서자 귓속을 들락이는 바람 소리 앙가슴 지르는 물매 소리 아버지 회초리 갈기는 소리. 동네 경사가 났다 넷째야, 동네 경사가 났다 아래 고샅 상 큰댁 네 순기 형 순하디순하고 일 잘 하는 씨어미 산고를 앞산이 다 쩌렁쩌렁 따라 울더니 순산했는갑다 아까참에..

광주문학

1. 발표 문예지 : 광주문학 98호 2021 봄 2. 발표 일자: 2021년 3월 15일 경사가 났다! 넷째야, 경사가 났다! 아래 고샅 상큰댁 네 형님 순하디순하고 일 잘 하는 씨어미 산고에 앞산이 쩌렁쩌렁 따라 울더니 순산했는갑다 아까침에 네 배 짼디 잠잠해졌다 인제는 야야!, 낼 아침 식전에 갈초 바지게로 야무지게 한행부 하고 큰 푸대에다 속겨 꾹꾹 제겨 담아 짊어다 주어라 살째기, 먹고 새끼 젖 잘 물리고 얼른 힘 타 서녕골 비알밭이랑 농골 수렁배미 애벌갈이 해야 쓴다 해토한 족족 그러고, 단단히 일러두어라 송아치 암수간에 젖 떨어지면 판도치 숙부네 외양간 한 칸 들이게 해서 이참에 꼭 소고삐 쥐어 줄 생각 하라고 소뜯기던 언덕 너머 금살 소 울음소리 망각의 긴 강 거슬러 오는 아버지 말씀.

시학과 시

1. 발표 문예지 : 시학과 시 봄호 2021 제9호 2. 발표 일자: 2021년 3월 10일 하늘 냄새 꽃집 앞을 지난다 향긋한 꽃향기에 매료되어 밀문 열고 들어간다 꽃 같은 마음이 바라보자 그 향기만큼이나 아름다운 꽃 꽃 꽃들 공원 옆을 지난다 휠체어에 앉아 해바라기하는 노부부가 눈에 띈다 하늘 같은 마음이 다가서자 하늘처럼 맑은 얼굴에서 풍기는 그윽한 하늘 냄새. 한 우물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하지만 어디 말같이 그러기가 쉽던가 꽃다운 세상, 오롯이 외길로 바쳐 살기가 잽싸게 바다를 헤쳐 다니다 매양 암초를 만나 호되게 곤욕을 당하기도 하고 하찮은 일도 이 악물고 흑흑대더니 종국에는 앞이 번듯한 사람을 수없이 보았던지라 경주 토함산 석굴암과 불국사 찾고 무등산 입석대 서석대 규봉암 오르고 정..

서은문학

1. 발표 문예지 : 서은문학 통권 제6호 2. 발표 일자: 2020년 12월 15일 진대나무를 만나다 가마골 용추사 계곡, 일찍이 발 잘 못 붙여 하늘 원껏 우러를 수 없고 긴 허리 꼿꼿이 펴지 못하여 대웅전 대들보로 택함 받지 못한 해와 달 바람 잊지 않고 찾아들고 그윽한 꽃향내 벌 나비 분분히 나래 치고 나무갓 큰 품 쫓긴 산짐승 걷어안았을 세수 이길 재간이 없어 수려함 쇠잔하고 독야청청 허연 알몸 절개를 지키더니 연전, 강풍에 붙안겨 벌러덩 나자빠진 나락에 빠져도 아주 죽지 않는다고 찾아든 청설모 산지니 앉아 쉴 등 대주고 산객들 땀 밴 옷 받아 보송히 말리는 일 자신만이 해야 할 일이다는 세월의 발톱에 긁힌 흐물흐물한 살은 배고픈 중생 흰개미 땅강아지 지네들…… 옆구리 곪아 터진 음부는 진물 빠..

연동사 백구

1. 게재신문: 광주매일신문 광주문인협회 문학마당 2. 게재 일자: 2020. 6. 9. 연동사 백구 산성산 금성산성 오름길에서 탁발하다 졸졸 산객들 길라잡이 맡아 내려오는 연동사 독경 소리에 귀 씻은 백구 씨근씨근 오르는 날 보고는 달려들어 합장에 머리를 주억주억 오늘은, 사시불공 마침맞으니 길 열잔다 앞서거니 뒤따르다 갈림길에 이르러 죄 씻는 길은 여기, 좁고 더디다며 버벅거려 낯없이 고개를 외로 돌리자 비켜 앉아 온광 번쩍한 큰눈 끔벅이더니 종심의 마음속 절집 한 채 못 모시고 언제까지 시루봉 올라 우화만 꿈꿀 거냐며 나무 관세음보살 왼다.

그날 밤의 총성

1. 게재 문집: 5. 18 40주년 기념시집 그 도시의 열흘 2. 발행인: 광주문협 시분과위원회 그날 밤의 총성 785/블, 시분과 타-앙! 탕, 타-앙! 한밤중 우리 아들들 누굴 위해 총을 쏘았나? 다시 오월이 되도 풀지 못한 그날 밤의 총성. 큰일 났다고, 시내가 온통 핏빛이라고 고객들 쌍심지선 전언에 서둘러 일 끝낸다. 난세엔 현금이 있어야 한다며, 전무님 골고루 나누어 준 돈 받아 쥐고 달려 대인동 터미널 막차에 간신히 오른다. 암굴 속 붙박여 길어만 지는 나날 전화도 차도 다 끊긴 고립무원의 섬 광주땅 신문 방송은 폭도들 난동이라 생거짓 나발 불고 갈수록 가슴 찔리는 방관자. 통사정해 탄 차 도동고개 못 넘겠다 가버리고 저리는 오금 뒤뚱뒤뚱 고개 너머 착검한 총 눈 부라리며 빠끔히 연 길 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