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대숲에 들면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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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넷 이미지)

 

대숲에 들면/ 월정 강대실

 


얼마나 심지를 곧추세워야 
눌리고 비틀려도 아주 휘지 않는,
저리 꼿꼿이 일어설 수 있을까

얼마나 심전을 갈고 부쳐야 
비바람 눈서리 만나 더욱 푸르른, 
저리 청청히 살아갈 수 있을까

얼마나 심성이 곱고 발라야
쉼 없이 구름 쓸어 하늘 드러내는, 
저리 세상을 맑혀 살 수 있을까

해 저문 고희 강 대숲에 들면
한생, 뜨고도 못 보는 당달봉사  
부끄러운 내 모습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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