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봉 일기7/강대실-산의 마음 빌다 북두칠성이 앵돌아졌다눈앞을 분간할 수 없는 아득한 안개몇 날 며칠을 안에 빗장을 지르고 끙끙대자먼 산은 서둘러 혼자 저물고긴긴 밤길 동행해 주던 달도 숨었다물먹은 솜뭉치 같은 몸뚱이 태왕봉 나선다 마음만큼이나 싸한 새벽 공기뒤뚱뒤뚱 산문에 발길 내려놓자어느새 가슴을 짓누른 들돌 사라지고어디선가 귓전을 울리는 음성,제 잘못은 염두에 없고 남 탓 이라고지성이면 감천이라 했으니기다림으로 계절을 안는 산의 마음 빌란다노송 밑 지나자 마른 솔방울 하나툭! 머리에 알밤을 먹이고는때그르르 굴러 구렁에 처박힌다오래 참아야 기회가 온다 일러 주듯이. (초2-917/2025.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