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땔나무하다

땔나무하다 /월정 강대실  한뎃부엌에 땔 나무 한 짐 해왔다하늘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한 눈,연신 시린 손 비비며 낯선 바람 따라가다길을 잃고 연신 울 넘어 든 나뭇잎해종일 새물대는 허허로운 마당 창 너머 빤히 내다보이는담장 밑 마당귀에 차곡차곡 쌓고헌 장판때기로 위를 덮는다가히 노적가리다 내도야 이제는 부자,나무가 묵으면 쌀도 묵는다지!자꾸만 내다본다 절로 배가 부르다.초2-708/2011. 12. 5.

1. 오늘의 시 2024.12.18

노을빛 그리움

노을빛 그리움/월정 강대실 정자나뭇집아련한 개 짖는 소리임 오시나 보다귀 마중 나가건만사립 앞 감나무파르르 흔들리는 감잎 하나 내님 오시나 보다 눈 마중 나가건만뒤울 너머 살구나무꽃 발롱발롱 피어나던 봄날곧 돌아오마 떠나더니영영 소식 없는 임이시어!박꽃 같은 그리움은 계절로 갈마들어나란히 거닐던 강 언덕산자락에 싱그러운데하마 잊으셨나요노을 진 강물이 뉘엿뉘엿서녘으로 집니다.초2-709.

1. 오늘의 시 2024.12.18

뜨락의 대추나무

뜨락의 대추나무/ 월정 강대실   그림자 기다랗게 달고 서서 좁은 마당만 어지럽게 한다고 찍어 던져 버리자 했다만 숨죽여 엿듣고는 가슴이 뜨끔했든 게지 두 아들 세 살 여섯 살 적 봄날  맞아들였지 온 가족이 너희 집에 들러서형 나무 동생 나무로 이름표 붙여 누가누가 잘 자라나 눈여겨보았지 애들도 너희도 잔병치레 한 번 모르고 마당귀 담장 밑 햇볕 드물게 찾는 데서 번갈아 시새워 계절을 보듬고 키재기라도 하는 듯 키만 멀대 같이 자라 낯 두껍게 길 가는 큰애기 구두 소리  앞집 마당 웃음소리 엿듣더구나 어느 결 알알이 오색 꿈 키웠더냐  팔이 휘도록 수없이 별이 찾아 들더니 보람 맛보이는구나 달콤한 아쉬운 가을에 두 아들들 보란 듯이. 초2-712

1. 오늘의 시 2024.12.18

참깨를 털다

참깨를 털다/ 월정 강대실  흙은 아무나 파먹고 사나!아직도 참새 방앗간 찾는 눈치 보기,참깨 베러 갔다가 아주 털어 왔다.  남이 장에 가니까 씨오쟁이 지고 가듯산밭 윗머리에 참깨 몇 고랑 심어 놓고낫 들고 나가는 이웃 보고는 들로 나선다 웬걸, 주니가 났던지 어느새 잎 다 떨구고멀거니 들머리에 눈을 둔 녀석들여태껏 어디다 딴눈 팔고 있느냐는 듯 땅과 새와 벌레들과 나누고도흘린 땀의 몫으론 너무나 감지덕지해거두어 멍석에 널어놓고 바라보니 오달지고 천석꾼이 부러운 것이 없는데고마운 아내, 언제 사다 놓았는지된장 풋고추에 막걸리 한 병 성큼 내온다. 초2-710/2015. 10. 5.

1. 오늘의 시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