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제4분기 우수문학도서 목록 및 선정평>
2006년 제4분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우수문학도서가 다음과 같이 결정되었습니다.
선정작은 총 69종 70권입니다.
시(25종)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우수문학도서선정보급사업의 영향으로 올해는 유독 시집 발간이 많은 한 해였다. 예술위원회의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서는 매 분기 25권 정도의 시집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하고 각 시집당 2000부를 구매하여 전국 소외지역에 배부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이는 출판을 활성화하고 시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4분기 최종 선정 심의 위원으로는 이동순(대구), 김정란(서울․강원), 이원(서울․경기), 최영철(부산), 송수권(광주․전남) 등 각 지역성을 띤 5명의 시인이 참석하여 활발한 심의과정을 거쳤다. 최종 선정 시집 50여 종(부)을 놓고 심사위원 모두가 추진위에서 보내온 시집들을 사전, 집에서 읽고 왔으므로 의견을 개진하고 진행 절차를 토의한 바 1차 투표로 4표 이상을 획득한 16종(부), 2차 투표로 4표 이상을 획득한 9종(부) 등 도합 25부를 쉽게 선정할 수 있었다.
특별히 추진위에서 제시한 지역 안배를 고려하여 지역 출판사에서 출간된 시집도 포함하였음은 물론이다. 이는 그 동안 지역출판에 도움을 주지 못한 종전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도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2종은 제외되었음을 알려드린다.
올해는 특히 원로시인과 중진시인들이 작품집을 많이 간행하여 창작의 중심부는 물론 외연을 확대한 한 해였다고 생각된다.
-송수권
구광렬 <나 기꺼이 막차를 놓치리> 고요아침
김경주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랜덤하우스코리아
김승희 <냄비는 둥둥> 창비
김정환 <레닌의 노래> 열림원
김지하 <비단길> 시학
남진우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문학과지성사
마종기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문학과지성사
문태준 <가재미> 문학과지성사
성미정 <상상 한 상자> 랜덤하우스코리아
신덕룡 <소리의 감옥> 천년의시작
신영배 <기억이동장치> 열림원
신중신 <아름다운 날들> 모아드림
이규리 <뒷모습> 랜덤하우스코리아
이기철 <정오의 순례> 애지
이상개 <파도꽃잎> 작가마을
이하석 <것들> 문학과지성사
장인수 <유리창> 문학세계사
정숙자 <열매보다 강한 잎> 천년의시작
정영 <평일의 고해> 창비
정인화 <열망> 신생
정일근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 시학
조말선 <둥근 발작> 창비
조원규 <밤의 바다를 건너> 문학동네
조향미 <그 나무가 나에게 팔을 벌렸다> 실천문학사
함순례 <뜨거운 발> 애지
소설(18종19권)
이번 분기의 심의 대상 소설은 모두 34명의 작가들이 펴낸 소설들이었다. 1차와 2차에 걸쳐 심의를 진행하였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문화관광부 추천도서로 5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선정되어 빠져나가는 바람에 다소 긴장도가 덜해진 것이 사실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그만큼 경쟁이 약해지면서, 몇몇 작품들을 제외하는 작업만으로도 거의 마무리가 될 수 있었다는 뜻으로 귀착된다.
그래도 역시 ‘20권의 소설’이라는 규정에 얽매여 있는 이상 설왕설래 어려움은 따르게 마련이었다. 어느 것 하나 쉽게 버려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한줄 한줄 심혈을 기울였을 텐데, 하는 작가적 동병상련도 물론 뒤따랐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작품의 완성도를 무엇보다 앞 잣대로 삼았다. 그리하여 18명 작가의 19권 소설이 선정되었다.
끝으로, 어느 한 분의 유고집이 있어서 아쉽게 내려놓게 된 상황도 있었음을 기록으로나마 남긴다.
-윤후명
강영숙 <리나> 랜덤하우스코리아
권기태 <파라다이스 가든1,2> 민음사
김도언 <악취미들> 문학동네
김숨 <백치들> 랜덤하우스코리아
박계순 <춤추는 무당벌레> 한결
박인성 <호텔 티베트> 삼우반
박민규 <핑퐁> 창비
박자경 <새파란 거짓말> 문이당
박철 <평행선은 록스에서 만난다> 실천문학사
박형숙 <부치지 않은 편지> 실천문학사
송숙영 <가시나무 숲> 계간문예
이승우 <욕조가 놓인 방> 작가정신
이후경 <저녁은 어떻게 오는가> 실천문학사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문학과지성사
정찬 <희고 둥근 달> 현대문학
최종남 <회색판화> 한결
하성란 <웨하스> 문학동네
한만수 <활> 실천문학사
아동청소년문학(11종)
두 명의 선정위원이 재택 심의한 3차 추천도서목록 19권(총 47권 중)의 분석 자료를 가지고 최종 심의에 들어갔다. 동시는 진솔하고 따뜻한 동심과 그것을 새롭게 형상화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었고, 시와 어울리는 삽화에도 관심을 두었다. 동화는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와 그에 따른 불안에 폭 넓고 바람직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법, 즉 참신한 주제와 개연성, 그리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작가의 튼튼한 문학적 역량을 살폈다. 심의 대상에 오른 작품들은 모두가 위의 요건에 가까이 닿아 있었다. 하지만 10권 내외만을 선정해야 하는 원칙 때문에 몇 권은 밀려나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한 출판사의 도서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두 권 이상 오른 작가의 경우는 보급대상처의 환경을 고려해 널리 읽힐 수 있는 작품으로 선정했다. 첫 작품집에는 다소 개연성이 부족하나 문학적 역량이 인정되고, 건강한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에 손을 들었다. 다만 아동청소년문학부문에서는 지방출판사의 작품이 단 한 권도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웠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취지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이성자
김여운 <사람을 만나다> 바람의아이들
류경일 <바퀴 달린 집> 아이들판
박성철 <아빠는 구슬치기 대왕, 나는 게임 대장> 아이앤북
박예자 <병아리 반장> 청개구리
배유안 <초정리 편지> 창비
윤제학 <풍선껌 타고 동강을 동동동> 문원
이금이 <금단현상> 푸른책들
이영득 <할머니 집에서> 보림
한정기 <큰아버지의 봄> 한겨레아이들
홍종의 <하늘음표> 낮은산
황선미 <처음 가진 열쇠> 웅진주니어
수필(8종)
무너진 벽돌과 떠난 여자와 이미 지나간 세월은 잡을 수가 없단다. 벌써 12월이다. 한 해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한파와 폭설이 한꺼번에 찾아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가난한 사람에게 겨울은 혹독한 계절이다. 천신만고 끝에 김장을 담그고 연탄을 들여놓으면 온 마음이 세상 다 가진 부자가 된 기분이다.
처가에서 김치를 가져왔다. 다행히 올해는 배추와 무값이 싸서 푸짐하게 싸왔다. 파김치는 푹 익힐수록 맛있고, 총각무와 배추김치 속에는 깎은 밤과 잣을 솔솔 뿌려 땅 속에 묻었다. 속박이도 넣었다. 연신 찢어먹으면서도 단침이 넘어간다. 김치냉장고 가득, 집 앞 마당에 땅을 파고 항아리 가득 가득 쟁여 넣은 다음, 우리 세 식구는 만세를 불렀다. 우리는 부자다!
수필도 엄연한 문학이다. 겉절이는 겉절이대로, 갓김치는 갓김치대로, 고들빼기는 고들빼기 나름대로 묵은지는 묵은지대로 독특한 맛이 따로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국적 불명의 조미료 잔뜩 들어간 문장과 신변잡기의 일기식 나열은 우선 제외시켰다. 부유한 나라 여행기나 절을 찾아 한가롭게 주유하는 문학은 탈락시켰다.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는 김치처럼, 우리네 추운 구들장을 절절 끓게 만드는 연탄처럼 세상 힘없고 가난하고 슬픈 사람들 편에 선 책을 우수문학도서에 뽑았다. 왜냐하면 배부르고 등 따신 사람들에게 바치는 문학은 없기 때문이다. 눈이 내린다. 다시 한번 살아봐야겠다.
-유용주
김홍성 <천 년 순정의 땅, 히말라야를 걷다> 세상의아침
송영 <바흐를 좋아하세요?> 바움
원재훈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문학동네
임영신 <평화는 나의 여행> 소나무
조갑상 <이야기를 걷다-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 산지니
조용호 <꽃에게 길을 묻다> 생각의나무
최경주 <닥트공 최씨 이야기> 삶이보이는창
최민자 <꼬리를 꿈꾸다> 문학사상사
평론(5종)
비평집은 모두 9권이 최종적으로 심사 대상에 올랐다. 그중 이경수의 바벨의 후예들 폐허를 걷다는 젊은 세대의 시인들 세계를 동시대의 감각과 교양으로 읽어낸다. 몇몇 시인들로 제한되어 있으나 시에 대한 이해가 깊다. 박수연의 말할 수 없는 것과 말해야만 하는 것은 구조주의와 해체주의의 개념으로 젊은 시인들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점이 돋보이나 시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부족한 리뷰나 해설이 들어 있는 점이 아쉽다. 김한식의 서정시의 운명은 비평적 글과 학술적 글의 혼합으로 넓은 의미에서는 평론의 범주에 들어가며, 관점의 일관성이 눈에 띈다. 김수이의 서정은 진화한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시론들로서 균형 감각이 있고 비평적 성찰이 돋보인다. 고봉준의 반대자의 윤리는 리얼리즘적 관점에서 문학을 보고 문학권력의 관점에서 문단을 해석하고 있으나 작품 분석에 섬세함이 결여되고 이념적 성향이 두드러졌다. 이상 다섯 권의 비평집과 더불어 개성적인 목소리의 희곡집 두 권을 2006년 4분기 우수문학도서로 선정한다.
-김치수
고봉준 <반대자의 윤리> 실천문학사
김수이 <서정은 진화한다> 창비
김한식 <서정시의 운명> 역락
박수연 <말할 수 없는 것과 말해야만 하는 것> 랜덤하우스코리아
이경수 <바벨의 후예들 폐허를 걷다> 서정시학
희곡(2종)
김태웅 <반성 - 김태웅 희곡집2> 평민사
이대영 <이대영 희곡집> 예니
<선정위원>
시 : 송수권, 이동순, 김정란, 최영철, 이원
소설 : 윤후명, 송기원, 이현수, 윤대녕, 조경란
아동청소년문학 : 이성자, 임정자
수필 : 문윤정, 유용주
평론/희곡 : 김치수, 허혜정
* 자세한 개별 선정평은 <분기별 선정도서 목록 보기>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 특기사항 : 2006 문광부추천도서는 중복지원을 피하기 위해 우수문학도서 선정에서 제외됨.
☞ 시부문 : 강세환, 상계동 11월 은행나무(시와에세이); 이종만, 오늘은 이 산이 고향이다(문학세계사)
☞ 소설부문 : 김영하, 빛의 제국(문학동네); 김인숙, 봉지(문학사상사); 이응준, 약혼(문학동네); 이화경, 나비를 태우는 강(민음사); 조영아,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한겨레출판사)
☞ 아동청소년 부문 : 김중미, 거대한 뿌리(검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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