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스크랩] 어머니 그립습니다

월정月靜 강대실 2007. 1. 13. 09:09


어머니! 그립습니다../ 詩 박병구      
  고향 집 토재 마루에서,
  시름,시름,힘 없이 앉아 있는
  이 아들 입맛 돋군다고,
  대바구니에 녹슬은 호멩이 하나 들고,
  대밭 울타리 개구멍으로
  살며시 냉이 캐로,
  나가시던 어머니!..
  이십여리길 영암장에 간다고,
  약초 몇가지 주섬 주섬
  보퉁이에 싸 들고서,
  구부정한 허리에 주렁 하나 짚고
  흙먼지 날리던 점빵 앞에 서서,
  눈이 빠지게 군내 뻐스
  기다리시며,
  애태우시던 어머니!...
  아버지 떠나 가신후,
  허전한 마음 달랠 길 없어
  줄 담배를 뻐끔 뻐끔 피우시다,
  눈시울 적시며
  동심초 노래가락 흥얼 거리며,
  외로움을 달래시던 어머니!..
  이 아들 아랫 목에,
  이불 뒤집어 쓰고 늦잠 잘 때
  이불 걷어 가며,
  아야!막둥아! 밥 먹고 자야 하시며
  구수한 된장국에 차린 밥상,
  방안으로 들여 놓고
  수저 손에 쥐어 주시던 어머니!..
  고향 땅 떠나던날,
  동네 어귀 산 마루 턱에 서서
  잡은 손 놓치 않고,
  이제 가면 언제 올래?..하시면서
  눈물 보이시다,
  떠나 가는 이 아들 한 없이
  바라보시며,
  손 사레 치시면서
  망부석 처럼 서 계시던 어머니!..
  어머니 이승 떠난,
  반 강산 세월에도
  지천에 피어난 꽃들은 여전한데,
  어머니 모습 볼 길 없어
  머나 먼 남녘 하늘,
  하염없이 바라보며
  어머니를 그려 봅니다...
  그리운 내 어머니!
  어머니! 그립습니다..


			
출처 : 서은문학회
글쓴이 : 김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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