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천상병 시 모음

월정月靜 강대실 2006. 12. 9. 10:54
나의 가난은 / 천상병
번호 : 744   글쓴이 : 길 벗♧
조회 : 7   스크랩 : 0   날짜 : 2006.12.07 09:47


          나의 가난은 /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잔돈 몇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도 떳떳할 수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내무덤가 무성한 풀잎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음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날개 - 천상병
번호 : 19788   글쓴이 : 하얀미소
조회 : 112   스크랩 : 6   날짜 : 2006.12.07 00:38

날개 - 천상병 
날개를 가지고 싶다.
어디론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싶다.
왜 하나님은 사람에게
날개를 안다셨는지 모르겠다.
내같이 가난한 놈은
여행이라고는 신혼여행뿐인데
나는 어디로든지 가고 싶다.
날개가 있으면 소원성취다.
하나님이여
날개를 주소서 날개를 주소서....
         
         
        시. 천상병님
        번호 : 211   글쓴이 : 芽蓮/이수빈
        조회 : 6   스크랩 : 0   날짜 : 2006.12.06 05:09
        아버지 제사




        시. 천상병님





        아버지 제삿날은 음력 구월 초사흘날

        올해도 부산에 못 가니

        또! 또!

        아버님 영혼께서 화내시겠습니다.


        가난이 천생(天生)인 것을

        아버지 영혼이시여 살펴주소서

        아버님도 생전에

        "가난하게 살아야 복이 있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아버지는 젊을 때

        천석(千石)꾼이었는데

        일본놈에게 속아 다 날리고

        도일(渡日)하여 돈을 버신 아버님.



        아버지! 아버지!

        지금까지 생존하였다면

        팔십이 살짝 넘으셨을 아버지

        오로지 천국에서 천복(天福)을 누리옵소서



         
        천상병 시인의 "귀천(帰天)"
        번호 : 18   글쓴이 : nadia
        조회 : 39   스크랩 : 0   날짜 : 2006.12.03 10:17

        귀천(帰天)

        천상병(チョン・サンビョン)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私は天に帰るだろう)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朝日せば消えてなくなる)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霞とともにをとって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私るだろう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夕日二人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山のふもとで遊び雲が呼んでくれたなら)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私は天に帰るだろう)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美しいこのの散歩が終わった日、)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天に帰って、美しかったよと言うだろう......

         

         

         

        제가 가는 사이트에서 갖고 와서 다른나라말로 번역이 되어있네요^^

         

        제가 한번 듣고 뿅~간 시입니다.

         

        과연 우린 이 시의 제목처럼 하늘로 되돌아 갔을 때, 아름다웠다고 소풍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시를 듣고 좋아하는 게 된 계기는 아주 간단합니다.

        읽을 때마다 저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아주 신비로운 힘을 갖고 있다고나 할까요?

        그 어떤 비난, 책망, 충고나 교언들과 달리 부드럽지만 강한 힘이 느껴지시는지요?

         

        나의 유년시절 늘 순수함으로 설레게 했던 소풍을 떠올리며 시작되는 나의 소중한 추억들..몇십년 후면 끝나게 될 나의 인생의 소풍 또한 하늘로 되돌아 갔을 때 아름다웠다고 즐거운 소풍이었다고 다시 가보고 싶은 소풍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라고 상상을 하며 이제는 약간은 빠르게 느껴지는 내 인생의 시계를 보며 가끔은 늦었다고 빨리 서두르기도 하고, 때론 가끔은 여유로와지는 것도 나쁘 않다고 주문을 걸기도 하죠. 하지만 이 시를 읽고 이렇게 생각하는 나에게 그 누가 돌을 던지겠어요? 그죠?? ^^

         

        이렇다고 해서 제가 시에만 빠져사는 순수 문학 소녀로 보시면 곤란해요.  사실 시를 자주 읽거나하진 않아요. 다만 가끔 옛노래들을 부르다보면 정말 한편의 시같다는 생각을 하기다도 합니다. 그런 곳에서도 시 못지 않는 좋은 글들을 찾을 수 있어요. J.K님이 추천해주신 "시인의 마을"이란 노래의 가서처럼요. 그러나 사실 요즘엔 그런 가사 찾아보기 힘들지요.

         

        문학의 침체로 시를 읽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읽는 사람 없으니 쓰는 사람은 더더욱 없고 시가 없으니 평론하는 사람들 또한 다들 굶어죽기 딱 쉽상이죠. 닭이 먼저나 달걀이 먼저냐인 문제인가요??

         

         

         

        언제부턴가 시를 읽으면 나혼자만의 상상의 大海에 빠져 헤어날 올 쭐 모르죠.

        아~ 짜릿함이란 구구절절 그 어떠한 긴 산문보다도 강력한 힘을 지닌 시들을 읽을 때면

        정말 온몸이 전율하는 걸 느낄 수 가 있답니다.

         

        영화도 보고 나면 사람들마다 다들 이야기를 다르게 하잖아요. 때론 결론까지도 제각각이죠.

        그런 영화가 결국 사람들 입에 오르내면서 영화의 흥행에 한몫을 더하기도 하죠.

        "내가 보고 판단해줘야지..도대체 보고서도 왜 결론을 말하지 못하는거야? 왜 다 다른거야?"라고

        하면서요.  그러나 감독은 스크린 어느 곳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연기자과 여러 스탭들을 내세워 자신의 메세지를 전달하죠. 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시인이 시 중간중간 주석을 달아준다거나 하는 일이 없죠. 읽는 사람에게 느끼는대로 느끼게하려는거죠. 그러나 학창시절 우린 어떻게 시를 읽어왔는지 기억하시나요?

        기억을 더듬어 볼까요?

        우선 시인의 양력을 공부하죠. 그 시인의 유명한 작품 5개정도는 외워야하겠죠. 그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요...왜냐구요? 5지선다니까 틀린 거 하나 찾을려면 적어도 그정도는 외워조야하는 쎈쓰~

        그다음은 시를 분류하죠. 길이에 따라 시대에 따라 심상에 따라 기타 등등....

        그리고, 제재 소재 주제....등등의 것들을 선생님이 불러주시는대로 그대로 써내려가죠

        칠판 한가득 필기된 국어시간 기억나시죠?

        한번도 시를 읽고 감상하는 시간을 준다거나 스스로의 감흥에 빠져들게 절대 놓아두지 않습니다.

        짧은 시 같은 경우는 무조건 외워야했으며 주요 함축적 시어에는 항상 형광펜으로 밑줄 쫙~ 그어야했었죠. 지금도 그렇게 생각나는 시어들이 몇가지 있긴 하지만 왜 그 시들의 감흥들은 느껴지지 않는거죠?

         

        그렇게 억지로 꾸겨져넣은 국어적,학문적 지식들만 머리에 넣은 채 대학교에 가서 국문과 학생 아닌 이상 시를 가까이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아예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중에도 시를 사랑하는 분이 충분히 있을 수 있죠. 오해마세요^^ 그러나 최근 시가 죽어가는 모습에 대해서 나댜 혼자 이런저런 이유가 아닐까하고 혼자만의 생각에 젖어봅니다.

         

        결국은 이야기가 우리나라 문학교육의 비판으로 결론이 나는건가요??  솔직히 맘에 전혀 안들지만 결론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네요.^^

         

        그리하여 나디아의 글의 결론은 하루에 한번쯤 또는 가끔은 우연히 지나치는 일상의 시들에서 인생의 거울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개인적으로 영시에도 도전을 해봤는데 어설픈 영어실력으로는 좀처럼 마음의 거울을 찾기 힘들더라구요. 뼈까지 스며드는 감성을 전달하기엔 그래도 우리글이 제일 아닐까 싶어요.) 

         

        시를 읽고 감정을 느끼고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축복인 거 같아요. 그 감정이 선하든 아니든 누가 뭐라하겠어요? 다만 자신의 일상에 새로운 전환이  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는거죠.

        게다가 아름답고 신선한 시어들에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까지 찾아와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어디 그런 시 아시는 분 없나요? ^^

         

         

        ...이상은 요일 아침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카페 기웃거리다가 평소 좋아하는 시를 우연히 보게 되어 읽다가 영어모임카페에 올려놓으면 좋겠다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을 하다가 이 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적어볼까? 하다가 여기까지 쓰게 되었네요. 얼추 보니까 쫌 짧지 않네..러고 생각하며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간만에 써내려간 그래서 글이 밑뚜껑이 없어 챙피한 나댜가...

         

         

         

        천상병 시인
        번호 : 172   글쓴이 : 아싸만수
        조회 : 39   스크랩 : 0   날짜 : 2006.11.10 13:03

         

        강   물

        - 천 상 병 -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다림은 스스로 사그러드는 법을 배워가지만

        그리움은 그칠 줄을 모른다.


        떠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는 건

        그리워해야할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온통 그리워해야할 사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