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우리말 바로 쓰기

“ -오와 -요”에 관한 풀이

월정月靜 강대실 2006. 11. 2. 10:13
 

  “ -오와 -요”에 관한 풀이


자주 쓰이는 말 가운데 그때마다 틀리게 써서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것들이 더러 있는데, 씨끝 '-오'와'-요'를 뒤섞어 쓰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음에 보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1) ㄱ.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ㄴ. "어서 *오십시요."
ㄷ. "자리에 앉아 *주십시요.

(2) ㄱ. "그대는 나의 *빛이오, 생명입니니다."
ㄴ. "이분은 *부장님이오, 저쪽이 상담실입니다."

위 예문 (1)은 '-오'를 써야 할 자리에 '-요'를 쓴 것이고, (2)는 '-는 '-요'를 써야 할 자리에 '-오'를 쓴 것입니다. '-오'와 '-요'의 구별을 사전 뜻풀이에 기대어 살펴보겠습니다.

-오: 홀소리로 끝나는 줄기에 붙어, '하오' 할 상대에게 의문·명령·설명을 나타내는 맺음 씨끝.
-요: '이다'·'아니다'의 줄기에 붙어, 사물이나 사실을 나열할 때에 쓰이는 이음 씨끝.

곧, '-오'는 맺음 씨끝이고 '-요'는 이음 씨끝입니다. 다만, '-오'가 '-시-' 뒤에서 'ㅣ'모음의 영향을 받아 [요]로 소리나기 때문에 이러한 혼동이 따르는 것입니다. (1)의 밑줄 친 부분은 본디'하오' 할 상대에게 '받으오(→바등시→받으십시오)', '오오(→오시오→오십시오)', '주오(→주시오→주십시오)'로 말하는 것을 매우 높여 표현한 것이며, (2)의 밑줄친 부분은 문장의 앞과 뒤를 이어주는 씨끝으로서 각각 다음과 같이 바로잡아야 합니다.

(1)' ㄱ.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ㄴ. "어서 *오십시오."
ㄷ. "자리에 않아 *주십시오."

(2)' ㄱ. "그대는 나의 *빛이요, 생명입니니다."
ㄴ. "이분은 *부장님이요, 저쪽이 상담실입니다."

이번에는 현행 <한글 맞춤법>에서 이 두 시끝의 구별을 어떻게 명시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현행 <한글 맞춤법>은 형태소 결합에 나타나는 'ㅣ' 홀소리 되기('ㅣ'모음 동화)를 표기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결합하는 형태소들의 본디 모습을 최대한 살려주는 <한글 맞춤법>의 기본 정신 때문입니다. 만일 위 예문 (1)의 경우, 'ㅣ'홀소리 되기를 표기에 반영하면 새로운 씨끝으로 '-요'를 인정하는 것이 됩니다.

우리말 맺음 씨끝'-오'는 홀소리 되에서는 그대로 '-오'로 쓰이고, 닿소리 뒤에서는 '-으-'가 결합된 '-으오'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홀소리'ㅣ' 뒤에 서의'-요'를 인정하면 이 형태의 수가 는어나 활용이 복잡하게 될 뿐만 아니라, 터씨 '-요'와 구분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이러한 까닭에 <한글 맞춤법> 제15항 [붙임 2]에 "종결형에서 사용되는 씨끝 '-오'는 [요]로 소리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 원형을 밝혀 '오'로 적는다."와 같이 용법과 표기에 대해 명시하여 놓은 것입니다.

한편, 이음 씨끝으로서의 '-요' 외에 토씨로 쓰이는 '요'가 있는데, 맺음 씨끝 '-오'와 토씨 '요'와의 구별에도 주의하여야 합니다. 왜냐 하면, 토씨 '요'도 맺음 씨끝 '-오'처럼 문장을 끝맺을 때 쓰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3) ㄱ.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ㄴ. 어서 오세요.
ㄷ. 자리에 앉아 주세요.
ㄹ. 우리가 이겼어요.

위 예문 (3)에서의 '-요'는 존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도움토씨입니다. 사전에서의 뜻풀이를 보겠습니다.

요: 풀이씨의 씨끝이나 어찌씨들에 붙어, 말하는 이가 듣는 이에게 존대하는 뜻으로 나타내는 도움씨 '-오'는 맺음 씨끝이므로 줄기나 안맺음 씨끝 뒤에 결합하여야만 하며, '요'는 토씨이므로 이름씨에 결합함은 물론 풀이씨와 결합할 때도 맺음 씨끝 뒤에 다시 결합합니다. 따라서 '-오'나 '요' 앞의 말이 몸씨이면 당연히 '-요'를 써야 하며, 앞의 말이 풀이씨이더라도 맺음 씨끝이라면 '-요'를 써야 합니다.

'-요'는 반말체의 맺음 씨끝 '아/어', '지' 들의 뒤에 결합되므로 쉽게 구분해 낼 수 있습니다. '가시오'의 경우 '-오' 앞의 '-시-'는 안맺음 씨끝이므로 '요'가 결합할 수 없어 *'가시오'라고 쓸 수 없습니다. '가세요, 가셔요'의 경우, '가세, 가셔'가 독립적으로 쓰일 수 있는 점으로 보아 맺음 씨끝 다음의 토씨 '요'가 결합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세요'와 같이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ㅣ 뒤에 '-어'가 와서 'ㅕ'로 쓸 적에는 준대로 적는다."(한글 맞춤법 제36항)는 규정과 혼동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현행 <한글 맞춤법>이 'ㅣ'홀소리 되기를 인정하지는 않으나,아예 'ㅣ'가 줄어들고 뒤의 홀소리와 합쳐질 때는 '가져(가지어)'와 같이 표기할 수 있습니다. 만일, '가시오'에서 '-시-'의 'ㅣ'가 '-오'와 합쳐질 수 있다면, 이 규정에 따라 '가쇼'와 같이 표기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상에서 설명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종결형에서는 '-오'로, 연결형에서는 '-요'로 적는다.
예: 이것은 책이오. ↔ 이것은 책이요, 저것은 연필이다.

(2) '-십시오'의 형태에서는 언제나 '-오'로 적는다.
예: 어서 오십시오.

(3) 존대를 나타내는 도움토씨의 경우에는 문자의 끝에서 '요'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