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님은 주무시고-서정주

월정月靜 강대실 2006. 10. 31. 11:08
 

님은
 주무시고,
 나는
 그의 베갯모에
 하이옇게 수놓여 날으는
 한 마리의 학이다.

 그의 꿈속의 붉은 보석들은
 그의 꿈속의 바다 속으로
 하나하나 떨어져 내리어 가라앉고
 
 한 보석이 거기 가라앉을 때마다
 나는 언제나 한 이별을 갖는다.
 
 님이 자며 벗어놓은 순금의 반지
 그 가느다란 반지는
 이미 내 하늘을 둘러 끼우고
 
 그의 꿈을 고이는
 그의 베갯모의 금실의 테두리 안으로
 돌아오기 위해
 나는 또 한 이별을 갖는다.

'12. 내가 읽은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영원은-서정주  (0) 2006.10.31
눈 오시는 날-서정주  (0) 2006.10.31
동천-서정주  (0) 2006.10.31
기다림-서정주  (0) 2006.10.31
꽃밭의 독백-서정주  (0) 200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