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 고재종
된서리에 배추 속 차듯이 살면
땅 밑의 알토란 무더기 캐듯 할 거라더니,
개평술 몇 잔에 이 집 저 집
상갓집 개처럼 어슬렁거리다간 죽었다.
'평생을 리자만 갑다 말엇따!'
모진 생만큼이나 쓰라린 유서 한 줄 남기고,
서로 외면하는 그의 집에 삭풍만 들락거리며
문에 붙은 조합의 차압 딱지를 추문(推問)해 댔다.
출처 : 정자나무 그늘 아래
글쓴이 : 바람숲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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