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뜬소문

월정月靜 강대실 2025. 7. 11. 18:39

 

 
뜬소문/ 월정 강대실 
 
 

돈 버는 일 그만두고 나면 

이왕이면 탯줄 묻힌 향리 쪽에다 

토막집이라도 하나 마련하여 

詩도 쓰고 고즈넉이 살고 싶었다

 

호젓한 산자드락 양지바른,

주춧돌 놓을 만한 자리 없을까 하고

아내랑 여기저기 둘러보다

안면 있는 몇몇 만났더니

 

이젠 다 망해 굽도 젖도 할 수 없어

기어들랑갑다고 비아냥대고

몰래 숨어든 게 틀림없다고

수런댄단 소문 자자했었지.

 

머리털이 약쑥같이 희어지도록

호박꽃 소망 고이고이 품고

날이날마다 고향 하늘 우러르며

부끄럼 없이 살아 온 나,

어느 누가 알기나 했을까.

(시집 2-23. 먼 산자락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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