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시/ 강대실
강산이 몇 번을 변하는 동안
시와 그 변방에서 먹물이 든,
하지만 시를 계속 써야 진정한 시인이라고
비운 것 내려놓은 것 없는 몸에서
수도 없이 덖고 비비고 말려
시 한 편 뽑아내고 나면
조막만 한 이내 몸은
대양을 돌아 모천으로 회귀하여
산란을 마친 연어같이
녹초를 부른다.
허나 마루판에 박힌 옹이처럼
세월에 절수록 번질번질 윤이 나는
시 같은 시 꼭 하나 쓰고 싶은 힘으로
벌떡 나를 일으켜 세운다.
(초2-920. 2025.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