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봉※ 일기/ 월정 강대실
젊은 시절 첫 출근의 추억 소환하며
면접도 이력서도 출근부도 다 소용없다고
이제나저제나 발걸음 소리 애타게 기다리는
태왕봉 새 터전으로 나선다
번질번질 다림질 된 양복과 흰 와이셔츠
아침마다 갈아매던 넥타이도 팽개치고
겉에 자유로움 살짝 걸치고 간다
뒷주머니에 작은 물병 잘 챙겨 넣고
시집 메모지와 볼펜 손에 쥐고
가재 뒷걸음 그리며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문은 사방으로 나고 산마을 벗들 말이 없어도
초등학교 동창같이 격의 없다
다만 명심할 것은 놀빛보다 더 붉게
종심의 아름다운 생 꽃피워야 한단다
은은한 솔향기 사각대는 댓잎 노래에 취하고
서슴서슴 산그늘 드는 정자의 쥔장 되어
길 잃은 복록에 지친 가슴들이랑 시도 애음하며
우화등선, 하늘에 오른 양 살라 이른다.
초2-823
※태왕봉: 필자의 거처 인근의 뒷산. 둘레길 정자 등이
설치되어 있어 많은 주민들이 찾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