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통 /월정 강대실 학교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저녁상이 물러나면 아랫방 아버지께로 불려가가 갸 거 겨 고 교...1 2 3 4 5 6... 백누런 비료포대 종이에 두부칸 줄을 쳐연필로 꾹꾹 눌러 쓰 주신백 사십 자 반절본문과 100까지 숫자를 익히며점차 눈과 입과 손이 외워 받쳤다 어느 날 한눈팔다 알았다윗목 등잔불 아래 앉은 내 머리통 그림자가아랫목 아버지 보다 훨씬 크디큰,내 머리통이 지붕 위 큰 호박 만하다는 거를 남사스러워 선뜻 남 앞에 서기도누구에게 여차저차 물어 볼 수도 없었다학교에 가게 되면 형도 없어 새 동무들이가분수라고 놀려댈 게 뻔할 뻔 자란 확신에밤마다 공부보다 걱정이 앞장섰다아버지 가끔씩 멍청하냔 꾸중은내 머리통이 푸석한 물호박통이라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