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아픈 회상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5. 15:49
728x90

(사진: 인터넷 이미지)

 
아픈 회상回想월정 강대실
 
         
        
밤중에 돌담이 와르르 무너지더니
서녘 노을빛 곱게 물들었던 장동 할매
어지럽다며 아랫목에 돌아눕더만
산들바람이 자듯이 가셨답니다

가뭄에 도랑물이 자작자작 마르더니  
집 떠나 고생을 사서 하였던 아래뜸 형
이슬길에 실족하여 된숨 내쉬더만
땡감이 떨어지듯이 가셨답니다

왕대밭에 흰 대꽃이 피고 죽어 가더니
축산에 원대한 꿈을 걸었던 안고샅 양반
자꾸만 빈 우사 망연히 바라보더만
하늘이 내려앉듯이 가셨답니다

샘터길 감나무가 우지직 부러지더니
평생 밭고랑에 엎디어 살았던 기동 엄니
온 삭신이 쑥쑥 아려서 고생하더만
집스랑 끝 낮달 이울듯이 가셨답니다.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만나다  (0) 2024.05.05
동네 경사가 났다  (0) 2024.05.05
큰누님  (0) 2024.05.05
내 마음  (0) 2024.05.05
막냇누이  (0) 2024.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