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동네 경사가 났다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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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넷 이미지)

 
동네 경사가 났다/ 월정 강대실


넷째야, 동네 경사가 났다 
아래 고샅 상 큰댁 네 순기 형
순하디순하고 일 잘 하는 씨어미
산고를 앞산이 다 쩌렁쩌렁 따라 울더니
순산했는갑다 아까참에 
네 배 째다, 잠잠해졌다 인제는  
야야!, 낼 아침에는 식전에 
갈초랑 큰 소쿠리에다 속겨 꼭꼭 눌러 담아   
살째기 한행부 짊어다 주어라 
먹고 새끼 젖 잘 물리고 얼른 힘 타 
농골 수렁배미 애갈이해야 쓴다 해토하면
그러고, 단단히 일러두어라 
이참에는 송아치 암수 간에 젖 떨어지면 
기스락 밑에라도 꼭 판도치 숙부네 집에
소고삐 매어 줄 생각 하라고 
소 뜯기던 언덕 너머 금살 소 울음소리 
망각의 강 질러오는 아버지 말씀.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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