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歸泉
-제일이 형
월정 강대실
훤칠하고 번듯한 이목구비
방정한 걸음걸이에 호탕한 제일이 형도
끝내는 넘고야 마는 한 고개.
눈 귀를 놀라게, 입을 즐겁게
마음까지를 배 부르게 하면
못 이룰 게 없더라며
세상이 좁아 산을 날고 물 위를 뛰고
세간에 요술 방맹이
고향 뒷등성이 큰 바위 얼굴 이더니
희미한 의식, 입 속으로 큰아들 이름 되뇜은
단말마의 마지막 고통이었나
끝내, 눈 못 떠 얼굴 보지 못하고
꿈을 키우던 노령의 준령
밀잿길 아련히 바라보이는 영락공원
황토 땅 영생 낙원 찾아가누나.
(3-67. 숲 속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