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군걱정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3. 17:47


군걱정 / 월정 강대실 모락모락 타는 바람 가슴에 안고 햇살 좋은 오월 민들레 홀씨처럼 홀연히 둥지를 박차고 떠나 뻗쳐 오는 손길 하나 없는 가시밭 길 스스로를 태워 한 발 한 발 헤쳐 간 너 퍽이나 대견하고 한없는 보람이었지 낯선 하늘 갈수록 생경한 불모지 바위 틈바구니 발붙임의 힘겨움이 먼 산 바람꽃 같은 그리움 불렀나 피붙이 살 내음 얼마나 목말라 소라 속 같은 거처 가득히 채울 한 자락 빛살 바라는 갈급한 음성 그 외마디 짠하고도 다급해 지어미랑 갈마들며 곁에서 끈적끈적한 빈 방의 온기를 올려 주곤 하지만 계절은 거침없이 오고 가는데도 박힌 돌멩이같이 꼼짝 않는 너 혹여 외기러기 날개 될까 이는 군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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