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광주학살을 알아방이다

월정月靜 강대실 2023. 5. 17. 17:51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광주학살을 알아방이다
 
                                                      월정 강대실

 

 

시내 공기가 양끝 맞당기는 고무줄팽팽하다

탁자 위에서 굴러 떨어진 유리잔처럼

기어코 결딴이 날 조짐이다

 

직원들 이른 점심을 깨작거리다 말고

허기진 곰에 쫓기듯 설레발로 돈 찾으러 온 고객들

질어진 입이 시퍼런 육두문자 쏟는다

 

국민이 나라 지키자고 세금을 내 산 총칼

미친 공수부대가 무단으로 들고나와 설친다고

적을 모르고 총부리 거꾸로 들이대 

국민을 무참히 죽인다고, 6·25보다 무섭다고

 

전무님 어디론지 길게 통화를 끝내더니 

업무 단축 지시로 셔터가 내려지고

드리워지는 검은 커튼서둘러 일일 결산 마친다

 

서울로 실려 가는 황우 눈망울을 하고 

회장에 다붙여 앉은 직원들 가운데로

금고실 현금 가방이 나와 자리하고  

 

전무님 상기되어소나기는 피해서 가야하고

세상이 어지러우면 꼭 현찰을 손에 쥐어야 한다

필요한 직원은 급여를 선급한다 그리고

바위 밑에서라도 머리털 하나까지 안 상해야 한다

대동세상 반드시 온다힘을 모으자

 

목마른 내게 한 뭉치 비상금이 건네지고

백지에  연서한 수령 확인서 한 장

가방을 채우고 육중한 금고문이 닫힌다

 

두방망이질치는 가슴 지그시 억누르며 

밤새 이 땅에 사랑꽃 흐무러지는 기적 꼭 주십사 

기도로 앙다문 어금니가족 향해 살걸음 친다.

 

광주학살: 1980 5 18일부터 5 27까지 전두환 등 신군부를 비롯한

쿠데타 세력이 내란과 폭동을 저지르고 이에 저항한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사건이다처음에는 신군부에 의해광주폭동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광주민중항쟁광주민주항쟁광주학살 등으로 부르기도 하며일어난 날짜를

줄여서 5·18로 부르기도 한다. (피해직접사망 193후유증사망 376,

실종 65부상 3139구속 및 고문 피해자 1589)  

 

※알아방이다 :  무슨 일의 낌새를 알고 미리 대비하다

 

초2-831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1.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댁 형수  (0) 2023.05.28
그날 밤의 총성  (0) 2023.05.19
하늘 맑은 봄날  (0) 2023.05.16
그리움2  (0) 2023.05.14
국수  (0)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