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큰댁 형수

월정月靜 강대실 2023. 5. 28. 13:07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큰댁 형수/월정 강대실


안 잊고 꼭 쌍태리 찾습니다
큰댁 형수가 동구 앞 벅수처럼 
이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리십니다

해와 별 갈마들어 이고 지고
한세상 밭고랑창 묻히다시피 사시다
이제는 허위허위 녹두밭 윗머리에 다다른 

앞 고샅 돌멩이 뒹구는 소리에
애고고!, 고무래처럼 휜 허리 일으켜
뒤뚱뒤뚱 사립까지 걸어 나오시는

아재요!, 나는 아주 잊어버린 줄 알았어
두 손 덥석 받아 쥐고
한사코 안으로만 들자 하십니다

마주 앉으면 그새 더 왜소해진 데다 
여기저기에 거뭇거뭇 피어난 저승꽃 
가슴이 아르르 저며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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