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화무십일홍

월정月靜 강대실 2023. 4. 6. 06:36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 월정 강대실

 

 

생사의 벼랑 끝 톺아 올라

바람의 독경 소리에 좌선으로

어기찬 생을 이어 온 너, 벚나무

 

봄볕 호듯호듯 내려쪼이는 가지

꽃 꿈을 눈 띄운 빈자리에

긴긴 기다림이 흐드러지게 피운 꽃

 

오늘은 선문답이라도 하듯 허공에

난분분 난분분 꽃보라 날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말하는데

 

여태 실오리 만 한 마음 한 가닥

내려놓지 못하고 꽃비에 취해

마냥 호사를 누리는 이 무지함.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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