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봄앓이3

월정月靜 강대실 2023. 1. 8. 22:56

 

봄앓이3 / 월정 강 대 실

 

 

오늘 밤도 이러히 지샐 것인가

울 위로 훌쩍 키를 높인 모과나무

만발한 꽃, 달이 환한 봄밤을

 

 

일기예보가 꽁꽁 발 묶는

남해안 외딴섬 등대 아래서

그리움의 모닥불 피우는데

옆에 누운 아내는 봄밤이 달고

 

 

꽃을 어루만지다 창문 스치고

파도 위에 눕는 하얀 달빛

뚝뚝 지는 서러운 꽃잎

 

 

저 달이 언제 차서 자지러지고

모과꽃 얼마나 더 봄을 게워내야

춘몽 같은 애틋한 그리움 보려나

 

 

문지방 넘어 오는 성난 파도소리

눈자위 버얼건 속으로, 어느새

희끄무레 걸어오는 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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