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앓이3 / 월정 강 대 실
오늘 밤도 이러히 지샐 것인가
울 위로 훌쩍 키를 높인 모과나무
만발한 꽃, 달이 환한 봄밤을
일기예보가 꽁꽁 발 묶는
남해안 외딴섬 등대 아래서
그리움의 모닥불 피우는데
옆에 누운 아내는 봄밤이 달고
꽃을 어루만지다 창문 스치고
파도 위에 눕는 하얀 달빛
뚝뚝 지는 서러운 꽃잎
저 달이 언제 차서 자지러지고
모과꽃 얼마나 더 봄을 게워내야
춘몽 같은 애틋한 그리움 보려나
문지방 넘어 오는 성난 파도소리
눈자위 버얼건 속으로, 어느새
희끄무레 걸어오는 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