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문예지
계간 동산문학
2017 가을호. 통권 제23호 (2017년 9월 1일 발행)
시 42, 43쪽
가을 명상
한 잎 두 잎 낙엽이 지는
말바우시장 은행나무 거리 지나
부지런히 북으로 북으로 시공을 달려
고즈넉한 산마을에 든다
산산이 날려버린 여름날 뒤안길
침묵으로 돌아보고 서 있는
서덜가 느티나무와 마주한다
나도 이제 조락의 강 건너야 할 시간
바람의 심장 적중하기 위해
얼마나 많고 많은 날들을
가슴 숯댕이처럼 새까맣게 태우며
허위허위 시위를 당겨 왔던가
한 마름 짓눌러 오는 세월의 무게
산방 적막 속 밀쳐놓고
찬연한 내일의 밑그림
이슥토록 밤 캔버스에 그린다.
내 안의 아버지
우리 아버지,
열 자식 중 다섯째로 날 보셨다
밥상머리에서는 다심으로
문밖에서는 길라잡이로
회중 가운데 당신을 불러 세우며
삼킬 듯한 풍랑에도 선돌처럼 사시다
예순여섯에 이승의 강 건너
황망히 내게로 오셨다
마음속 외딴 섬 되어
어디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사립 꼭꼭 걸어 잠그시더니
원체 자식이 전부라서
내 안에 온전히 살아 계시다
살아, 세상을 향한 문 지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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