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有情 / 월정 강대실
깜빡 잠결에 떠오르는 기러기 가족,
엄동설한 들앉을 방을 못 잡아
울며불며 강 건너 북쪽 변두리로 가던.
세상에, 홑옷 바람에
달빛도 새하얗게 얼어붙은 밤바다를
어린것들이 맨발로 얼마나 발 시렸을꼬!
온몸 시퍼렇게 얼었을꼬!
모두 다 두툼한 바람막이에다
곁불을 쬐고 안으로 따끈한 아랫목으로
서둘러 아늑히 파고드는데
그 많은 식솔, 이 핑계 저 핑계 대다
집주인 방 나갔다며 돌려세웠겠지
우리 내외 전전긍긍 셋방 구하러 다닐 때같이
생각할수록 아르르 저미는 가슴골
희읍스레 밀려오는 여명 타고
창 밖에 불끈 창을 든 동장군.
초2- 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