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좋은 시33 자화상/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1]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2]그리고 한 사나이 [3]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는 일은 소중하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면을 쓰거나 꾸미지 않은 순수한 자기 자신을 만나는 순간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