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 손택수 점심으로 라면을 먹다 모처럼 만에 입은 흰 와이셔츠 가슴팍에 김칫국물이 묻었다 난처하게 그걸 잠시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평소에 소원하던 사람이 꾸벅, 인사를 하고 간다. 김칫국물을 보느라 숙인 고개를 인사로 알았던 모양 살다 보면 김칫국물이 다 가슴을 들여다.. 내가 읽은 좋은 시 2009.01.14
눈보라 / 황지우 눈보라 / 황지우 원효사 처마 끝 양철 물고기를 건드는 눈송이 몇 점, 돌아보니 동편 규봉암으로 자욱하게 몰려가는 눈보라 눈보라는 한 사람을 단 한 사람으로 있게 하고 눈발을 인 히말라야소나무숲을 상봉으로 데려가 버린다 눈보라여, 오류 없이 깨달음 없듯,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는 사람은 지금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9.01.08
신춘문예(新春文藝)는 알고 있다 / 김영남 신춘문예(新春文藝)는 알고 있다 / 김영남 신춘문예에 당선돼 시인이 되면 나는 그때 호미, 삽을 대학 팔차 학기 끝날 무렵 다시 든 부모님께 제일 먼저 고추처럼 매운 시 한 수를 바치리라 다짐했다. 일류회사 중역 꿈꾸며 교문을 빠져나가는 대학 동창들. 그리운 모습들 모두 곁을 떠났을 때도 나는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9.01.05
[스크랩] 人 生...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詩중에서- ─━☆행복한시간되세요☆─━ 人 生...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詩중에서-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 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12.30
김달진의 체념 외 1907. 2. 7 경남 창원~1989. 6. 5. 시인·번역문학가. 동양정신과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시를 썼다. 호는 월하(月下). 1929년 시 〈잡영수곡 雜泳數曲〉을 〈문예공론〉에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1934년 금강산 유점사에서 득도하고 함양 백운산 화과원에서 반농반선(半農半禪)의 수도생활을 하다가 1934년 9월..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11.12
최하림 시편 홈 > 기획연재 > 문학기행 고요 속의 수런거림 최하림 시의 근원 목포 정상철 기자 ▲ 최하림이 김현, 김지하 등과 함께 문청시절을 보냈던 목포 오거리. 당시 오거리에서는 한국문학의 중심이 옮겨온 듯 빈번하게 문화행사가 열렸다. ⓒ 전라도닷컴 최하림의 시는 고향 목포라는 공간에서 시작한..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10.15
[스크랩] 오탁번 시인의 ‘굴비’ 외 오탁번 시인의 ‘굴비’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 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7.26
[스크랩] 광주일보 100인 시인의 시 1 장날 노천명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 하루 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절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7.16
신현정 시인의 시 신현정 시인 글쓴이: yanggo 조회수 : 0 08.04.15 23:26 http://cafe.daum.net/yanggolovepoem/2J5L/256 신현정 시인 1948년 서울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197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2004년 제4회 한국시문학상 수상 시집 『대립』『염소와 풀밭』 『 자전거 도둑 』등 다수 <1>-오리 한 줄/신현정- 저수지 보러 간다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6.25
[스크랩] 숲, 침묵 - 백무산 숲 # 시 전문 읽기 비 개인 숲이 옷을 벗는다 터진 구름 사이 바람 몇 점 푸르게 일더니 새들이 울기 시작한다. 새들 소리에 후두둑 후둑 떨구더니 초록의 물결이 철철철 넘쳐난다. 숲이 쏟아놓고 숲이 잠긴다. ▶ 비 갠 후의 숲의 청신한 모습(서경) 여기 와서 침묵하니 내 침묵에 내가 잠긴다. 숲이 숲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6.23
[스크랩] 현대시 감상 김소월 「진달래꽃」「초혼」「길」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나의 침실로」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나룻배와 행인」「복종」「님의 침묵」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 백 석 「여우난 곬족」「여승」「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즈랑집」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6.23
[스크랩] Re: 장석주시인의 밥 장석주시인의 밥 밥 - 詩人 장석주&#xD;&#xD;귀떨어진 개다리 소반위에 &#xD;밥 한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xD;&#xD;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xD;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xD;&#xD;한 그릇의 더운 밥을 얻기 위하여...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6.13
[스크랩] 손택수 시인의 詩 39편 [손택수 시인 시모음] 새 점 하나를 공중에 찍어놓았다 점자라도 박듯 꾸욱 눌러놓았다 날갯짓도 없이 한동안 꿈적도 않는 새 비가 몰려오는가 머언 북쪽하늘에서 진눈개비 소식이라도 있는가 깃털을 흔들고 가는 바람을 읽고 구름을 읽는 골똘한 저, 한 점 속으로 온 하늘이 빨려들어가고 있다 범일..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5.06
허형만시 모음 순천만 새떼들 솟아오르고 갈대 눕는다 대대포구로 떨어지는 해 뻘 속을 파고드는데 묻지마라 쓸쓸한 저녁의 속내를 만월 일어서고 별 하나 진다 안 개 밤새 머물지 못한 영혼들이 있었으리 그래 새벽은 안개를 낳고 떠다니는 영혼, 그 중에서도 상처받은 영혼들을 감싸주고 있으리 개미 한 마리 개미..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4.14
허형만 작품론 허형만 작품론 세계를 치유하는 ‘사랑’의 언어 강 경 호 1 시인 허형만은 1945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1973년 『월간문학』에 「예맞이」가 당선되어 시단에 나왔다. 등단한 지 30여 년 동안 첫시집 『청명』을 비롯하여 『풀잎이 하나님에게』 『모기장을 걷는다』 『입맞추기』 『이 어둠 속에 쭈그..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4.12
[스크랩] 녹을 닦으며 -허형만 녹을 닦으며 _ 공초14 -허형만 새로이 이사를 와서 새로운 삶의 시작(자기 반성의 계기) 형편없이 더럽게 슬어 있는 흑갈빛 대문의 녹을 닦으며 자기 성찰의 매개체 / 인식의 계기 마련 내 지나온 생애에는 얼마나 지독한 녹이 슬어 있을지 더렵혀진 영혼(대문의 녹→내면의 녹)에의 인식 : 치열한 자기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4.12
[스크랩] 허형만/ 5월이 와도 피어나지 못하는 한라산 철쭉 5월이 와도 피어나지 못하는 한라산 철쭉 허형만 이 나라에 태어나 난생 처음 한라산 상상봉을 오르면서 오월 산천 흐드러진 철쭉 여기서만은 꽃망울도 터지지 않았다. 으레 봄날이 오면 피려니 했던 철쭉 한 송이도 피어내지 못하는 한라산 상상봉을 오르면서 우리는 얼마나 크낙한 희망으로 서있는..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4.11
[스크랩] 허형만/ 밤비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위한 헌시 밤비 허형만 비 나리는 밤이면 어머니는 팔순의 외할머니 생각에 방문 여는 버릇이 있다. 방문을 열면 눈먼 외할머니 소식이 소문으로 묻어 들려오는지 밤비 흔들리는 소리에 기대앉던 육순의 어머니. 공양미 삼백석이야 판소리에나 있는 거 어쩔 수 없는 가난을 씹고 살지만 꿈자리가 뒤숭숭하시다?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4.11
[스크랩] 다시 읽는 문병란의 詩 http://blog.naver.com/mjc5471/130027917669 다시 읽는 문병란의 詩 - 땅의 戀歌 外 1. 들어 가는 말 1959~1963년 현대문학지에 茶兄 김현승 시인의 추천을 받아 등단한 문병란 시인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화제의 시인이다. 초창기 까다롭기 소문난 김현승 시인의 엄격한 지도와 추천 작품 심사를 거치는 것도 그렇지만..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21
[스크랩] 8. 향수.............서정주 봄 여루 내가 키운 내 마음속 기러기 인제는 날을만큼 날개힘이 생겨서 내고향 질마재 수수밭길 우에 뜬다 어머님이 가꾸시던밭 길가의 들국화 그옆에 또 기르시던 하이연 산돌 그 들국화 그 산돌 우를 돌고 또 돈다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21
애기의 꿈/서정주 애기의 꿈 글쓴이 : 새벽안택상 조회수 : 5307.11.02 14:24 http://cafe.daum.net/aaats/gcz/14707 애기의 꿈 서정주 애기의 꿈 속엔 나비 한 마리 어디론지 날아가고 햇빛만이 남았다. 그래서 꿈에서 깨어난 애기는 창구멍으로 방바닥에 스며든 햇빛을 눈 대 보고, 뺨대보고 만져보고 웃는다. 엄마도 애기처럼 이렇다면..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21
[스크랩] [서정주] 바위와 난초꽃 ─ 불기(佛紀) 2517년 첫날에 부쳐 바위와 난초꽃 ─ 불기(佛紀) 2517년 첫날에 부쳐 바위가 저렇게 몇 천년씩을 침묵으로만 웅크리고 앉아 있으니 난초는 답답해서 꽃 피는 거라. 답답해서라기보다도 이도령을 골랐던 춘향이같이 그리루 시집이라도 가고파 꽃피는 거라. 역사 표면의 시장 같은 행위들 귀 시끄런 언어들의 공해에서 멀리..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21
고향 난초 ♧ - 서정주 고향 난초 ♧ - 서정주 - 글쓴이 : 개와고양이 조회수 : 1506.10.06 06:54 http://cafe.daum.net/wlswn1960/38BS/1435 ♣ 故鄕 蘭草 내 고향 아버님 산소 옆에서 캐어온 난초에는 내 장래를 반도 안심 못하고 숨 거두신 아버님의 반도 채 다 못 감긴 두 눈이 들어 있다. 내 이 난초 보며 으시시한 이 황혼을 반도 안심 못하는..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20
[스크랩] 서정주 / 매화 매화 글: 서정주 매화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 번 나와 보아라. 매화 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매화 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새 갔다가 오시는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20
[스크랩] 춘궁(春窮)/서정주 보름을 굶은 아이가 산(山) 한 개로 낯을 가리고 바위에 앉아서 너무 높은 나무의 꽃을 밥상을 받은 듯 보고 웃으면, 보름을 더 굶은 아이는 산(山) 두 개로 낯을 가리고 그 소식을 구름 끝 바람에서 겸상한 양 듣고 웃고, 또 보름을 더 굶은 아이는 산(山) 세 개로 낯을 가리고 그 소식의 소식을 알아들었..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20
고요 / 서정주 고요 / 서정주 이 고요 속에 눈물만 가지고 앉았던 이는 이 고요 다 보지 못하였네. 이 고요 속에 이슥한 삼경의 시름 지니고 누었던 이도 이 고요 다 보지는 못하였네. 눈물, 이슥한 삼경의 시름, 그것들은 고요의 그늘에 깔리는 한낱 혼곤한 꿈일뿐, 이 꿈에서 아조 깨어난 이가 비로소 만길 물 깊이의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14
쑥국새 打鈴타령 / 서정주 쑥국새 打鈴타령 / 서정주 글쓴이 : 초개 조회수 : 2104.11.09 13:01 http://cafe.daum.net/poem/2JA7/3348 애초부터天國천국의사랑으로서 사랑하여사랑한건아니었었다 그냥그냥네속에담기어있는 그냥그냥네몸에실리어있는 네天國이그리워竊盜절도했던건 아는사람누구나다아는일이다 아내야아내야내달아난아내 ..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12
선덕여왕의 말씀 -서정주 선덕여왕의 말씀 글쓴이 : 법선(류상영) 조회수 : 7706.10.12 12:26 http://cafe.daum.net/daygac/7i46/109 * 미당 서정주님의 작품으로 사랑과 욕망, 육신의 번뇌로 인해 죽어서도 욕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선덕여왕의 인간적인 갈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시입니다. 제가 자주 읽는 시이기도 하죠. 음악은 재주가 없..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12
꽃밭의 독백 -서정주 꽃밭의 독백 -서정주 글쓴이 : 척추피리 조회수 : 1708.02.02 12:20 http://cafe.daum.net/supremejapan/NTtL/12 꽃밭의 독백(獨白) ― 사소(娑蘇) 단장(斷章) - 서정주 노래가 낫기는 그 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유한과 무한의 경계(=바닷가, 문)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활로 잡..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2.12
거룩한 식사/황지우 거룩한 식사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을 먹을 때 울컥,하고 올라 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 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 발을 건져 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 흘기며 숟갈 싸움을 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몸에 한 세상 떠넣어주며 먹.. 내가 읽은 좋은 시 2008.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