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풀을 뽑으며/월정 강대실 햇볕 한껏 들지 않는 마당귀기세 시퍼런 꽃나무 사이에 잡풀 하나굵직한 줄기 훌쩍 하늘 바라보고꽃은 어느새 피었다 이울렸는지열매 몇 낱 노랗게 여물인다대번에 쑤욱 뽑아내려 하자지지직, 왜 나 이냐며 앙잘대는 소리손끝 숙지 않는 질긴 고집에, 끝내우짖으며 쏘옥 뽑혀 나오는 한 생캄캄한 땅 속에다 새길을 내며얼마나 발이 불키고 물집이 생겼으면이토록 튼실히 삶의 기반을 다졌을고흘렸을 짜디짠 땀방울 헤아리다오늘도 행여나 하고 요행을 기웃대는 내게하늘에서 돌멩이 날아들까 두려워얼른 의지간으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