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1 23

‘든지’와 ‘던지’

‘든지’와 ‘던지’​유튜브는 영상과 음성을 주로 하지만 자막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성이 있더라도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자막을 집어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막을 보면서 특히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 바로 “하던지 말던지” 형태의 표기다. “하든지 말든지”가 맞는 표현이지만 제대로 적힌 자막을 보기 어려울 정도다. 맞춤법의 기본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렇게 많이 틀리고 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였다. ‘-든지’는 선택, ‘-던지’는 과거다. ‘-든지’는 “사과든지 배든지 아무 것이나 좋다” 등처럼 쓰인다. 따라서 “하던지 말던지”는 내용상 선택을 나타내므로 “하든지 말든지”로 고쳐야 한다. ‘-던지’는 “얼마나 술을 먹었던지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와 같이 과거를 뜻할 때 사용된다..

'몇'의 띄어쓰기

'몇'의 띄어쓰기​‘몇십 번’ ‘몇백 번’ ‘몇천 번’과 같은 말은 붙여야 할까, 띄어야 할까. ‘몇’이 붙은 수 표현의 띄어쓰기가 제각각이다. 사전을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한 단어로 올라 있는 ‘수십, 수백, 수천, 수만, 수억, 수조’와 달리 친절한 설명이 없어 헷갈릴 수밖에 없다. ‘몇’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의문을 나타날 때와 의문의 의미가 아닌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이를 때다. ‘몇’이 잘 모르는 수를 물을 때 쓰이면 띄어야 한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전 생애를 바쳐 집필했다”란 말에 “몇 십 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죠?”라고 묻는다면 ‘몇 십 년’으로 띄는 게 바르다. 구체적인 수를 물어본 것이다.​‘몇’이 그리 많지 않은 얼마만큼의 수를 막연하게 이를 때는 붙이는 것이 ..

외래어 받침의 비밀

외래어 받침의 비밀​‘cake(케이크)’란 영어 단어가 등장한 것은 13세기 무렵이다. 우리나라엔 구한말 선교사에 의해 소개됐다. 표기법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케잌’이나 ‘케익’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각자 자신의 귀에 들리는 대로 옮기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올바른 표기는 ‘케이크’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선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일곱 글자 외에 ‘ㅋ, ㅌ, ㅍ, ㅊ’ 등이나 겹받침은 사용하지 못한다. ‘커피숖’을 ‘커피숍’으로, ‘디스켙’을 ‘디스켓’으로 적어야 하는 이유다. 고유어에선 ‘부엌, 콩팥, 풀숲, 봄꽃’과 같은 표기가 가능하다. 이유는 이들 받침소리가 모두 발음되어서다. ‘봄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

‘데’의 띄어쓰기

‘데’의 띄어쓰기​말은 순식간에 나오지만 이를 글로 옮기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띄어쓰기다. 문장에서 어떨 때는 붙여 쓰고 어떨 때는 띄어 쓰는 말이 적지 않다. ‘데’가 대표적이다. “지금 굉장히 추운데 그렇게 입고 괜찮으세요?”의 경우 ‘추운데’로 붙여 써야 한다. “그 추운 데서 하루 종일 고생이 참 많다”의 경우 ‘추운 데’로 띄어 써야 바르다. 왜 그럴까? 먼저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 ‘데’가 ‘곳이나 장소’ ‘일이나 것’이라는 뜻을 나타낼 때에는 의존명사로 띄어 쓴다. “지금 네가 가려는 데가 어디지?” “이번 과제는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에서 ‘데’는 각각 ‘가려는 곳이’ ‘깨닫게 하는 것에’로 바꿀 수 있다. ‘데’가 ‘경우’의 뜻을..

‘~로써’ ‘~로서’ 구분

‘~로써’ ‘~로서’ 구분​직장인이나 대학생이 자주 쓰면서도 헷갈리는 낱말 가운데 하나가 ‘~로써’ ‘~로서’라고 한다.‘~로서’는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조사(자격을 나타내는 조사)이며, ‘~로써’는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 또는 재료나 원료를 나타내는 격조사다.“그것은 교사로서 할 일이 아니다” “그는 친구로서는 좋으나 남편감으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일이었다” 등과 같이 ‘~로서’는 신분이나 자격을 나타낼 때 쓰인다.​(예스러운 표현으로) 어떤 동작이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곳을 나타내는 격 조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문제는 너로서 시작되었다”가 이런 예다.​“쌀로써 떡을 만든다” “말로써 천냥 빚을 갚는다” “대화로써 갈등을 풀 수 있을까” 등과 같이 수단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