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노여운 바람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8. 21:53

(사진: 인터넷 이미지)

노여운 바람/월정 강대실 
              
 
간만에 물통골 정상 추월산을 찾으니,

노송 하나 솔방울 떨어진 자리에서

꼼짝 않고 발붙여 산다 말 붙인다

 

곰바위 언제인가 생겨나고는 한 번도

구름 따라 떠돈 적 없다 말 보탠다

바람이 냉큼 달려들어 많이 본 듯하다,

어디서 뺨을 얻어맞았는지

모가 선 눈 떼거리로 몰려와

걸신처럼 먹고 마시고 게걸게걸 떠들다 

 

벼룩의 불알만 한 묘수라도 났는지 

끝장을 보겠다고 입찬소리 해 대다 

술독에 빠져 즐빗이 꼬꾸라지더니

갈 때는 벌려 놓은 난장판, 나 몰라라   

달랑 빈 배낭 하나 주워 매고

굶주린 곰에 쫓기듯 허둥지둥 내뺀다고 

 

줏대도 제 곬도 없는 코푸렁이들 

백 번, 아니 천 번이라도 맞아도 싸다고

열이 받쳐 말 다발총 갈겨댄다

 

초2-882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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