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십보백보다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8. 21:49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오십보백보다/ 월정 강대실
 
 
틈이 보인다 싶으면
물 본 기러기처럼 네 활개치는 몰골
눈에 든 가시 같고 껄끄럽지만
마음 다잡으며 재갈 물고 버티다
 
마침내는 빈집 마구 뚫린 창구멍 되어
끝도 갓도 없이 띄워 보내는 오만 소리에
도가니 속 쇳물같이 끓어오르는 밸을 삭히지 못해
맞대고 사자후 토하고 나면
 
묵은 체증이 뚫린 듯 후련하다 말고
한량없이 낯간지러워
온종일 고개를 제대로 못 들고
회한의 속앓이 앓는 나에게
 
-끼 이 ..., 오십보백보다!’
아버지 귀를 찢는 날벼락 소리
홍당무처럼 달아오르는 낯바닥.
2-869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글픈 노송  (0) 2024.06.08
노여운 바람  (0) 2024.06.08
숲속에서 나를 보다  (0) 2024.06.08
아카시아꽃 그리움  (0) 2024.06.06
원율*당산할아범  (0) 202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