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서글픈 노송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8. 21:57

 

(사진 : 인터넷 이미지)

 
서글픈 노송/월정 강대실 
                                                                       
                                              
서둘러 해거름녘에사 산에 오른다 
허리 휜 노송이 길을 막아서며

잠깐 저어기로 앉아 숨 돌리며

내 말 한번 들어보란다  
번갈아 계절이 찾아와 보듬어 주고 
산짐승들 품이 아늑하다며

달밤이면 찾아와 자고 간대요 
한데, 참 모진 인간 있어요 
물아래서 욕먹고 분풀이 왔는지
아니면 치받을 칼을 갈려는지 
애먼 우릴 돌로 찧고 툭툭 발길질해요

이까짓 하며 무던히도 참았지만...

그렇게 불한당 같은 사람들도 
세끼 밥을 다 찾아 먹나요, 문안에서는 
여기저기 피멍 든 생채기 내보이더니 
그만, 울컥 몸을 웅크리고 울먹인다. 

 

초2-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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