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보리밥 잔치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14. 16:47
728x90

(사진: 인터넷 이미지)

 

보리밥 잔치/ 월정 강대실

 

 

콩밭에서 갓 뽑은 열무 벼락절이

풋고추 된장 그릇 챙겨 창가에서

아내와 늦은 점심 먹는다

 

보리밥 꾹꾹 물에 말아 한 술 뜨다가

앞산 자락 낙락한 외솔

그 밑 왕대랑 오라 하고

 

김치 한 가닥 집어 들다가

산마루 말똥말똥 쳐다보는 하늘

허기져 아우성치는 멧비둘기도 부르고

 

풋고추에 생된장 쿠-욱 찍어 넣다가

킹킹 칭얼거리는 바람

울 너머로 머리 내민 수숫대도 손짓한다

 

차린 건 없지만 산동네 이웃이랑

오순도순 두리기상에 모여 앉아

보리밥 잔치 벌인다.

 

(4-5.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사진: 인터넷 이미지)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앞 상서  (0) 2024.06.14
조각달2  (0) 2024.06.14
가벼운 삶  (0) 2024.06.13
폭우  (1) 2024.06.13
여우비2  (0)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