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띠다’는 무엇을 가지거나, 지니거나, 두르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중요한 임무를 띠고 떠나다,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미소를 띤 얼굴’과 같은 식으로 쓰입니다.
2. 이에 비해 ‘띄다’는 조금 복잡한데, ‘뜨이다’의 준말로 쓰이기도 하고 ‘띄우다’의 준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때의 ‘뜨이다’는 주로 확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눈에 뜨이지 않게 조심해라, 보기 드물게 눈에 뜨이는 미인’ 등과 같은 식으로 쓰입니다. 이때, ‘뜨이지’, ‘뜨이는’ 등이 줄어들면, 각각 ‘띄지’, ‘띄는’이 됩니다. 그리고 이때의 ‘띄우다’는 둘 사이의 간격을 벌리게 한다는 뜻입니다. ‘사이를 띄우고 앉았다, 글자 사이를 띄웠다’와 같은 식으로 쓰입니다. 이때, ‘띄우고’, ‘띄었다’ 등이 줄어들면, 각각 ‘띄고, 띄었다’가 됩니다.
3. 설명 들으셨어도 복잡하게 느껴지시죠? 그럴 때는 예문을 통해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의 예문을 주의 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막중한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 ‘지니다’의 뜻을 지닌 ‘띠다’
치마가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에 띠를 띠다. - ‘두르다’는 뜻을 지닌 ‘띠다’
눈에 띄는 발전을 하였다. - ‘두드러지게 보이는’의 뜻을 지니는 ‘뜨이다’의 준말
두 낱말은 서로 띄어 써야 맞습니다. - ‘사이를 벌리다’는 뜻을 지니는 ‘띄우다’의 준말
4. 한편, 둘 사이의 간격을 벌린다는 의미의 ‘띄우다’말고 ‘보내게 하다’, ‘띄게 하다’는 의미를 지닌 ‘띄우다’도 있는데 이때는 ‘띄다’로 줄여 쓸 수 없습니다. ‘편지를 띄웠다’는 ‘편지를 보내게 했다’는 뜻인데 이 경우에는 ‘편지를 띄었다’로 줄여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띄우다’라고 할 때도 ‘비행기를 띄다’라고 줄일 수 없습니다.
5. 예전에 한 가수가 불렀던 노랫말 중에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이란 표현이 있었는데, 여기서 ‘띄우며’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뭐라고 고쳐야 맞는 표현이 될까요? 미소를 ‘지니다’의 의미이므로 ‘미소를 띠며’라고 표현해야 맞습니다. ‘미소를 띄우며’라고 표현하면 미소를 하늘이나 물같은 데에 둥둥 뜨게 만든다는 의미가 돼버립니다.
참고)
표준국어대사전 / 국립국어원
1등급 어휘력 / 제4장 어휘의 정확한 사용_3. 혼동하기 쉬운 단어(503쪽) / 마더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