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스크랩] 詩- 추석 / 서정주

월정月靜 강대실 2006. 10. 4. 22:47

 

 

 




 


        추석


        서정주


        대추 물 드리는 햇볕에
        눈 맞추어
        두었던 눈썹

        고향 떠나올때
        가슴에 끄리고 왔던 눈썹

        열두 자루 匕首 밑에
        숨기어서
        살던 눈썹

        匕首들 다 녹 슬어
        시궁창에
        버리던 날,

        삼시 세끼 굶은 날에
        역력하던
        너의 눈썹,

        안심찮아
        먼 山 바위
        박아 넣어 두었더니

        달아 달아 밝은 달아

        秋夕이라
        밝은 달아
        너 어느 골방에서
        한잠도 안자고 앉었다가
        그 눈썹 꺼내 들고
        기왓장 넘어 오는고.


출처 : my Library in daum
글쓴이 : nou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