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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고추를 먹으며
문 병 란
오뉴월 더위에 약 오른 매운 고추, 된장에 찍어 그 정력제를 먹으며 맵고 毒한 오늘의 눈물을 삼킨다.
눈물을 흘리면서 호호 불면서 한사코 매운 것으로 골라 먹으면 뼈 속까지 스미는 이 맵고 독한 기운, 그 어느 장미의 肉香보다 더욱 진하게 우리의 오장 깊이 아리힌다.
오직 우리만이 알고 있는 서러운 눈물, 千年의 恨을 삼키듯 질겅질겅 씹어 삼키는 매운 분노, 모질게 으깨려 온 너와 나의 슬픔을 깨문다.
그 옛날 不逞鮮人의 눈물을 알고 그 半島人의 가슴에 맺힌 恨 닛본刀 끝에서 피흘리던 마디마디 맺힌 슬픔이 오늘은 작은 고추 속 알알이 스민 매운 역사.
최루탄 가스보다 더 아리게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모질게 깨아무는 어금니의 충돌 그 속엔 무엇이 으깨려져 지는가. 고추를 못먹는 무리들아 오늘의 눈물을 외면하고 미끈한 혓바닥 위에 커피를 굴리는 너희야 알 수가 없지.
텁텁한 코카콜라, 그 시금털털한 게트림 속의 문명, 썩은 버터 속에 스미는 그 어느 줄리엣의 사랑보다 더욱 진하게 스미는 매운 춘향이의 절개. 썩은 오장 구석까지 스며드는 오늘의 방부제가 되고, 날카로운 콧날을 으깨리는 작은 주먹이 되고, 마침내 양심의 복판에 터지는 뇌관이 되어 Korea의 정력, 또 하나의 傲氣 속에 불꽃이 탄다. 渾身의 정력으로 오늘을 깨무는 우리의 슬픔이여, 우리의 눈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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